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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한국 고용허가제는 좋은 시스템”

등록 2007-03-16 18:34

 매킨리 사무총장
매킨리 사무총장
서울 온 국제이주기구 매킨리 사무총장
“이주노동자제도 아시아서 선구적”
“이주정책 실패 겪은 독일 참고해야”

“고용허가제는 잘 생각해 만든 좋은 시스템으로, 성공 여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많은 국가에 좋은 모델이 될 것입니다.”

15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브런슨 매킨리(64)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은 16일 〈한겨레〉와 만나 이주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택하고 있는고용허가제에 대한 기대를 피력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필요성에 대해 아시아권내의 다른 국가들이 인식하지 못할 때 앞장서서 제도적 고민을 해왔다”며 “고용허가제가 그 대표적인 예로,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이주정책의 연계성을 선구적으로 잘 모색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매킨리 사무총장은 한국의 이주노동자 문제가 유럽과 닮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주민이 국가를 세운 미국·캐나다 같은 ‘전통적인 이민국가’는 일시적인 이주보다 대부분 이민으로 수용한다”며 “한국은 공업과 수출을 중심으로 기술집약적 산업을 추구하는 형태를 볼 때 유럽 중에서도 독일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고용허가제를 시행할 때 1950~1960년대 독일이 택한 임시고용제가 가져온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주노동자들이 고국에 송금하는 상황을 전제로 한 정책이였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독일 사회에 정착하게 되면서 애초 정책 의도와 다른 결과를 가져온 주요 실패사례로 언급되고 있다”며 “한국의 고용허가제 역시 일시적 노동력을 국내에 유치해 노동시장을 보완한다는 차원을 넘어, 이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해 살아갈 경우에 발생할 문제와 지원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북 이주민 증가 문제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이 있다며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독일의 통일 과정을 보면 동독 사람들이 서독으로 일자리를 찾아 몰려간 것이 아니라, 서독의 자본이 동독으로 옮겨가 투자되었다”며 “한국이 통일 이후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선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주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며 “하지만 직업을 잃고 돈을 벌지 못해 생계를 잇지 못하는 이주민들이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 쉬울 뿐”이라고 일부를 전체로 규정하는 판단오류를 범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매킨리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의 정부개발원조(ODA) 확대방침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한국 정부가 수혜국들에게 그들 국가 나름의 관리시스템 개발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이민문제 관리자들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1998년 국제이주기구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뒤 이번이 세번째 한국 방문이다. 사무총장 당선 전에 그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미국 인도지원 총괄조정관 등을 역임하며 난민 및 이주문제에 대해 전문성을 쌓았다.

이재명 기자, 김외현 수습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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