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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노사 한발씩 양보해 조기 수습…‘극한대치 되풀이’ 이제 바뀌나

등록 2007-01-18 20:06

<b>공장 다시 가동</b> 노사간 협상을 조기에 타결지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3공장이 18일 정상 가동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공장 다시 가동 노사간 협상을 조기에 타결지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3공장이 18일 정상 가동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현대차 노사의 새로운 시도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을 조기에 수습한 현대차 경영진과 노동조합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에 과거와 달리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노사 상생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해(1994년)만 빼고 올해까지 19년 동안 줄곧 파업을 벌여왔다. 파업을 안하면 어용노조로 몰렸다. 회사도 으레 파업 전엔 협상을 포기하기 일쑤였다. 조기 타결한 경영진은 ‘노조에 백기투행했다’는 뭇매를 맞았다. 일주일 이상의 장기파업은 당연했다. 파업 이틀만에 이뤄진 이번 합의는 이런 관행을 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조 설립 이후 최단시간 파업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현대차 노사는 협상방식도 과거와 다른 형태를 취했다. 과거엔 실무단이 협상방식 등을 조율한 뒤 본교섭이 열렸다. 이번엔 아무런 조율없이 노사가 만났다. 과거엔 회사가 교섭장에 먼저 나와서 노조를 기다렸다. 이번엔 노조가 먼저 나왔다.

밀실타협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실무교섭이 끝난 뒤 열렸던 노사 대표의 단독 면담 관례도 이번엔 깨졌다. 실무교섭이 열리기 전 노사 대표가 만나 실무교섭 인원수 등을 합의했다. 처음부터 노사 대표 교섭과 실무교섭이 동시에 열리는 새로운 관례도 만들었다.

합의 내용에서도 노사는 서로에게 명분을 세워주려 노력했다. 회사는 궁지에 몰린 노조를 위해 삭감한 성과급 50%를 다른 이름으로 지급했고, 노조는 원칙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을 게 뻔한 회사를 입지를 감안해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취하 문구를 합의서에 넣지 않았다.

노조 실무교섭위원 하영철 사무국장은 “전직 노조위원장의 구속과 악화된 여론을 이유로 오랜 협상 원칙을 바꾸는 것이 복잡한 노조 내부 구조상 쉽지 않다”며 “이번 협상과정은 새로운 실험과도 같았다”고 말했다. 회사 실무교섭을 지휘한 박수철 상무는 “일각에선 노조를 계속 밀어붙여야 했다고 비판하지만 그렇게 하면 몇달 동안 공장가동을 멈춰야 하고 이는 나라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아직 갈길은 멀다. 환율 하락, 고질적인 노사갈등, 경영진과 노조의 비리 사건 같은 악재들이 뒤엉키면서 지난해 현대차는 해외 주요 시장에서 판매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현대차는 올해의 목표로 삼은 ‘국외 판매량 14% 증대’를 위해 일단 2월 정기 인사를 통해 조직을 정비할 예정이다.

울산/김광수 기자, 서수민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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