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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인권위 ‘22일 워크숍’ 무슨일 있었나

등록 2006-09-26 21:52

조 위원장 위원들과 언쟁…사흘후 사의 표명
임기를 1년7개월이나 남겨둔 조영황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25일 건강상 이유로 돌연 사의를 표명하기 며칠 전 인권위원들과 가진 워크숍에서 위원들과 언쟁 도중 갑자기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져 워크숍 당일 인권위의 행적에 관심이 쏠린다.

인권위는 지난 22일 서울 성북구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인권위원과 사무처 팀장 이상 40여명이 모여 제2기 인권위원회 실적을 점검하고 위원회 위상강화 방안과 향후 업무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인권위는 2004년 말 제2기 위원회가 시작된 이후 한 번도 내부 워크숍을 개최하지 않아 내부적으로 서로 편안하게 의견을 교환할 필요성을 느껴 이날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 전체 워크숍에 앞서 오전 10시∼12시30분에는 위원장과 상임ㆍ비상임 위원 7명만 참석해 전반기 업무성과를 평가하고 후반기 업무전략을 논의하는 비공개 워크숍이 먼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위원장과 인권위원들 간에 언쟁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위원장과 인권위원들은 그간 업무를 평가했는데 위원들이 인사문제를 비롯한 조 위원장의 인권위 운영방식에 대해 쓴소리를 계속하자 워크숍 시작 후 2시간 쯤 지났을 무렵 조 위원장이 "나를 성토하려는 것이냐"며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고 한다.

인권위원들은 당시 조 위원장에게 "인권위 위상에 걸맞은 결단력이 부족하다", "인사권을 독단적으로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질책성 의견을 잇따라 내놓았고 지난주 국회의장 면담시 조 위원장이 인권의원들과 동석하지 않은 부분도 문제로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워크숍에 대해 인권위원들은 공식적으로는 "통상적인 워크숍이었고 인권위 운영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가 오고갔으나 별 문제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일부 위원은 나중에 "위원장이 흥분해 위원의 발언을 저지하는 등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 위원장과 인권위원들간 `불화설'은 인권위 안팎에서 오래전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위원들은 "위원장과 사무총장이 예산ㆍ인사 등 주요 업무에서 의견도 묻지 않고 우리를 무시하려 한다"고 불만을 토로해온 반면 조 위원장은 `위원들의 간섭'으로 인권위 통솔에 어려움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인권위가 지난 7월18일 청소년 인권 보호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청소년위원회와 체결했을 때도 위원들은 전원위원회에 먼저 의견을 묻지 않은 점을 문제삼는 장면이 목격됐다.

그간 알려진 정황을 종합해 보면 조 위원장은 지난 22일 워크숍에서 상당수 위원들이 자신을 사실상 질책하자 누적된 불만이 폭발해 자리를 떴고 25일 전원위원회에서 한 위원이 `워크숍 사건'의 경위를 따지자 회의실을 나간 직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런 점 등을 근거로 인권위 안팎에서는 최근 건강문제로 고민해온 조 위원장이 22일 워크숍때 쇼크를 받고 이미 사의를 굳혔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인권위 관계자들은 조 위원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 "이념과 노선에 따른 갈등보다는 위원장과 인권위원들 간의 불신, 불화합이 더 큰 문제였던 것 같다"고 전하고 있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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