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민주노총 제11기(직선4기) 임원 선거 입후보자 기자회견이 열려 기호 1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기호2번 박희은 위원장 후보. 민주노총은 11월21일∼27일 7일간 제11기(직선4기) 임원선거 투표에 들어간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차기 위원장 선거 후보 등록이 26일로 마감된 가운데 2명의 위원장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27일 선거운동 첫날 출마 기자회견에 나선 양경수 후보와 박희은 후보는 각각 “더 강하게”와 “변해야 한다”를 강조했다.
기호 1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는 현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민주노총 사상 첫 연임 위원장에 도전한다. 1995년 민주노총 설립 뒤 28년간 연임을 한 위원장은 없다. 양 위원장은 수석부위원장 후보로 이태환 전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수본부 본부장, 사무총장 후보로 고미경 전 민주노총 기획실장과 팀을 이뤘다.
지난 3년간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맡은 기호 2번 박희은 후보는 민주노총 첫 여성 위원장에 도전한다. 수석부위원장 후보는 김금철 건설산업연맹 사무처장이, 사무총장 후보로는 이영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함께한다.
양경수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30년을 앞둔 민주노총은 더 강하고 더 커지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양 후보는 “윤석열 정권의 탄압은 유례없는 것이었다. 정권은 민주노총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폭력 집단으로, 심지어 간첩으로 매도했다”며 “민주노총이 나서서 진보정치가 단결할 수 있도록, 그래서 시민들에게 진정한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박희은 후보는 “(윤 정권의 노동 탄압에 대한) 이 분노를 모아 송곳 같은 투쟁을 만들어냈어야 할 민주노총이지만, 슬프게도 민주노총은 무기력했다. 보여주기 투쟁, 집회를 위한 집회, 급기야 특정 정파의 이해를 위한 민주노총의 정치 방침과 총선 방침이 결정되는 패권까지. 단결해 투쟁해도 모자랄 시기에 오히려 분열과 반목만 커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비극이 저를 출마로 이끈 동인이었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양경수 전 집행부(선거 출마 때 현직에서 사퇴해야 함)에 대한 평가와 관련한 질의에 양 후보는 “지난 5월 양회동 열사의 희생을 계기로 윤 정권 퇴진 투쟁의 구호를 들었고, 어느 세력보다 앞장서서 퇴진 투쟁을 만들어 왔다”며 “그러나 여전히 윤 정권에 대해 퇴진이 가시화되거나 더 많은 사람들이 퇴진운동본부로 함께하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이 있다. 나누어져 있는 힘을 어떻게 하나로 모아낼 것인가가 앞으로의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윤석열 퇴진 투쟁 선포에 맞게 열사 투쟁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생각이다”라며 “윤석열 퇴진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퇴진 이후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 등에 대해서 우리는 그동안 끊임없이 논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지만, (양경수 집행부가)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0만 조합원 중 101만 명이 선거인으로 참여하는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투표는 다음달 21∼27일까지 일주일간 치러진다. 새 지도부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이다.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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