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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환풍기 고장도 모르고 일해”…폐암 급식노동자, 국가에 첫 손배소

등록 2023-06-28 16:00수정 2023-06-29 16:48

26년동안 학교급식을 만드는 일을 하다 폐암에 걸린 노동자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국가책임 손해배상청구 소송제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다 마치지 못한 채 엎드려 있다. 해당 노동자를 포함 총 6명의 학교급식 노동자가 1차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들어간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26년동안 학교급식을 만드는 일을 하다 폐암에 걸린 노동자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국가책임 손해배상청구 소송제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다 마치지 못한 채 엎드려 있다. 해당 노동자를 포함 총 6명의 학교급식 노동자가 1차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들어간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폐암 산재 피해를 본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손배소)을 제기하기로 했다. 2021년 학교급식 노동자들의 폐암 사망이 최초로 산재 인정을 받은 뒤 국가 상대 손배소는 처음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2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암 산재 피해 학교급식 노동자 6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정부는 학교급식 폐암 산재 피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동안 방관하고 있었다”며 “아무 조처를 하지 않은 국가에 분노한다.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현재 학교급식 노동자의 폐암 산재 신청은 총 97건으로 이 중 62건은 산재 승인을 받은 상황이다. 지난 3월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자료를 받아 공개한 ‘학교 급식실 종사자 건강검진 결과’를 보면, 관련 노동자 4만2077명 가운데 32.4%인 1만3653명이 폐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났다. 향후 국가 상대 손배소에 참여하는 산재 피해 학교급식 노동자의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26년 동안 학교급식실에서 일하다 2019년 폐암 선고를 받고 투병 중인 ㄱ씨(61)는 기자회견에서 “환풍기가 고장 난지도 모르고 일했다. 몸이 아파도 일할 사람이 없으니까 병원에 못 갔다”며 “요즘 케이(K)급식이 유명해져서 잘나가고 있는데 실제 일하는 노동자들은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ㄱ씨는 “위험한 줄도 몰랐다. 일하는 사람은 아프게 되는지도 모르고 일만 하다가 이렇게 병에 걸렸다”며 힘에 부쳐 끝내 발언을 마치지 못하고 회견장을 떠났다.

소송대리를 맡은 임자운 변호사(법무법인 지담)는 “급식 노동자의 폐암이 산재로 인정됐지만, 재산·정신적 피해가 온전히 보상되고 있는가는 의문”이라며 “산재보상보험은 무과실책임주의라 사업주의 잘못을 묻지 않는다. 정부가 환기시설을 보완할 뿐 인력 수급 등 더 적극적인 해법 마련에 나서지 않는 이유”라고 손배소 취지를 설명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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