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및 불공정 채용 근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부의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정책과 관련해 ‘노조 때리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사장님들 처벌법’이라고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용자 탄압이라고 안 하지 않냐”고 반박했다. 정부가 노동조합 전체를 ‘부패 집단’ ‘폭력 집단’이라며 압박해온 것과 노동자의 사망사고를 불러온 기업 오너를 처벌하는 것을 동일 선상에 둔 발언이다.
이 장관은 11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최근 정부의 노조 정책 기조에 대해 “정부는 노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사장님들 처벌법’이라고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라고 있잖나. 사장님들, 회장님도 구속 의견으로 기소되기도 하는데, 이건 사용자 탄압이라고 얘기 안 하잖나”고 말했다.
압박 일변도로 가는 정부 노동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터의 죽음’을 막기 위해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을 반박 근거로 내세운 것이다. “사장님들 처벌법”이라는 표현도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노동부 장관의 시각을 드러냈다.
이 장관은 ‘노사 법치의 기반 확립’의 대표적인 사례로 노동조합에 회계자료 제출을 요구한 일을 들었다. 이 장관은 “대부분의 노동조합은 법도 지키고 회계문제도 (잘) 하려고 노력한다고 보인다”면서도 “(노조의) 자치를 보장해 주는 게 맞지만 조합원 권익을 침해거나 남용하는 일탈 행위가 있을 경우 보충적으로 정부가 개입하고 도와주게 돼 있다. 정부는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법을 지키고 있는지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미 일정 규모 이상의 노동조합은 매년 대의원대회에 회계감사 보고서를 제출하고 승인받는 등의 체계를 갖추고 있는데도 정부가 ‘노조 때리기’를 위해 회계 결과와 증빙자료 제출을 압박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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