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코로나19 이후 ‘분배 악화’…상위 5%는 근로소득 더 늘었다

등록 2023-03-09 16:26수정 2023-03-10 02:42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2010년대 들어 그나마 개선 흐름을 보였던 노동 소득 불평등이 코로나19 2년을 겪으며 다시 뒷걸음질 했음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021년 국세청 소득자료를 기준으로 1억500만원 이상을 번 근로소득 상위 5%가 전체 근로소득에서 차지한 비중은 20%를 다시 넘어섰고, 소득분배 지표 또한 일제히 악화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9일 ‘국세청 천분위 소득자료 분석(2012~2021년) 이슈페이퍼’를 내어 “상위 5%의 근로소득 점유율은 2019년 19.7%로 감소했다가 2020년 20%, 2021년 20.7%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천분위 소득자료는 국세청에 신고된 소득을 순서대로 1000개의 구간으로 나눈 자료로, 상위 0.1%의 소득을 비롯해 비교적 상세하게 소득분배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2021년 기준 근로소득 상위 0.1%의 경곗값은 6억7500만원이었다. 근로소득에 이자·배당 소득 등 자산 소득 일부를 더한 통합소득은 12억1100만원이다.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평균 소득은 늘었다. 특히 2021년 평균 근로소득은 4024만원으로 5.1%나 늘었다. 지난 10년 새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다만 분배는 뒷걸음쳤다. 가령 소득 3분위(하위 20~30%)의 근로소득은 2016년 이후 6~9%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다 2021년엔 3.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득 3분위는 통상 비정규직·하청·영세 서비스업 등 ‘2차 노동시장’으로 부르는 일터에 속한 노동자가 많은 집단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전까지 1~4%대의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세를 보이던 상위 10%의 근로소득 증가율은 2021년 7.7%에 달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자료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자료

고소득 노동자일수록 더 많이 임금이 오른 탓에 분배 지표 또한 일제히 악화했다. 2012년 19.4배에서 2019년 14.6배까지 줄었던 근로소득 5분위 배율(하위 20% 소득 대비 상위 20% 소득)은 2021년 15.1배로 늘어났다. 근로소득 지니계수(세전) 또한 2012년(0.483) 이후 2019년(0.444)까지 꾸준히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다 2020년(0.446)과 2021년(0.452) 두 해 동안엔 악화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대기업 정규 노동자들은 재택근무 등 노동의 방식은 바뀌었어도 안정적으로 직장을 유지할 수 있었고 성과급 등 특별급여를 받기도 했다. 반면 육체노동·대면 서비스 노동자 등은 일감과 노동 시간 감소에 제한적인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겹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21년 최저임금은 1.5% 오르는 데 그쳤다.

금융 소득·부동산 임대 소득 등 자산 소득이 포함되는 통합소득 불평등도(지니계수)는 2021년 0.52로 노동 소득 불평등에 견줘 더 컸다. 무엇보다 세전 통합소득 지니계수와 세후 지니계수의 차이를 통해 세금을 낸 후 이 격차가 줄어든 정도를 나타내는 ‘조세 효과’는 2012년 0.197에서 2021년 0.167까지 꾸준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부유할수록 유리한 자산 가격 상승에 더해, 조세 제도마저 자산 소득 격차를 줄이지 못한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경찰 투입해 언론사 봉쇄…윤석열, 이상민에 직접 지시” 1.

“경찰 투입해 언론사 봉쇄…윤석열, 이상민에 직접 지시”

[단독] 김용현, 군에 “계엄 불응하면 항명죄…대통령 뜻 받들어 명령” 2.

[단독] 김용현, 군에 “계엄 불응하면 항명죄…대통령 뜻 받들어 명령”

구준엽 사별...23년 걸려 이룬 사랑과 “가장 행복”했던 3년 3.

구준엽 사별...23년 걸려 이룬 사랑과 “가장 행복”했던 3년

막무가내 대통령에 국가폭력 떠올려…“이건 영화가 아니구나” 4.

막무가내 대통령에 국가폭력 떠올려…“이건 영화가 아니구나”

‘마은혁 불임명 선고’ 미룬 헌재...절차 완결성 갖추려 신중 행보 5.

‘마은혁 불임명 선고’ 미룬 헌재...절차 완결성 갖추려 신중 행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