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11월 노동자의 실질임금 상승률이 제자리걸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사업체, 임시·일용 노동자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어난 탓인데 이들의 실질임금은 뒷걸음쳤다.
3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1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보면, 지난해 1월~11월 물가 상승(5.1%)을 고려한 1인 이상 사업체(농림어업 등 제외)의 실질임금은 354만9천원으로 한해 전보다 0% 늘었다.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의 실질임금(월평균 임금총액)이 한해 전보다 0.8% 감소한 반면, 300인 이상 사업체의 실질임금은 2.2%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11월만 떼어 놓고 보면 실질임금은 한해 전보다 0.5% 감소했는데, 상용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0.2% 줄었고 임시·일용근로자의 실질임금은 2.1% 감소했다. 인플레이션 속에 소규모 사업체·임시·일용 노동자의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상승률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정향숙 고용노동부 노동시장 조사과장은 “임시·일용 가운데서도 임금 수준이 높은 건설업보다 임금과 근로시간이 적은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노동자가 늘다보니 실질임금 감소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자료
지난해 전국 1인 이상 사업체(농림어업 제외)의 종사자 수는 한해 전보다 월평균 45만9천명 늘었는데, 임시·일용 노동자가 24만2천명 늘며, 상용 노동자(23만7천명)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상용·임시·일용에 속하지 않는 기타종사자는 2만1천명 감소했다. 규모별로도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가 39만8천명 늘었다.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6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