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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44일 단식에도 200명 정리해고…결국 “나가라”는 한국와이퍼

등록 2023-01-11 15:42수정 2023-01-12 17:44

전국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분회 분회원들이 공장 1층을 지키고 있다. 한국와이퍼분회 제공
전국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분회 분회원들이 공장 1층을 지키고 있다. 한국와이퍼분회 제공
“회사는 마음대로 공장을 멈췄지만, 우리의 출근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윤미 전국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분회장은 새해를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한국와이퍼 공장 1층에서 맞았다. 지난달 〈한겨레〉와의 인터뷰 때 “하루빨리 보통의 삶을 되찾고 싶다”던 최 분회장 말이 무색하게 한국와이퍼분회 투쟁은 해를 넘겼다. ‘기획 청산’ 의혹을 받는 한국와이퍼는 지난 1일 휴업에 들어가 8일부터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한국와이퍼는 일본 자동차 부품 기업 덴소코리아가 100% 출자해 만든 자회사다. 분회는 한국와이퍼가 회사를 위장 청산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를 내쫓는다고 의심한다.

최 분회장은 지난해 11월7일부터 44일 동안 ‘위장청산 철회’ 단식을 벌였다. 느닷없이 일터를 잃을 처지에 놓인 노동자 200명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구다. 하지만 회사는 결국 9일 해산 등기를 신청했다. 조합원들은 회사가 주요 설비를 매각하고 정리할까 봐 지난달 말부터 공장 1층을 지키고 있다.

덴소코리아, 덴소와이퍼, 한국와이퍼, 금속노조가 모인 4자 교섭이 지난 5일 열렸다. 하지만 어떤 합의점도 찾지 못한 채 교섭은 끝났다. 최 분회장은 “우리가 단식을 중단하면 덴소코리아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뒤 지키지 않고, 노조 요구에 응답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쪽은 지난달 27일 3차 조기퇴직을 공지했다. 조합원 12명이 추가로 조기퇴직에 참여했다.

덴소코리아와 덴소와이퍼는 6일 “한국와이퍼 청산으로 인한 한국와이퍼 소속 종업원들의 고용 문제에 관여할 어떠한 권한이나 책임이 없다”는 공문을 노조에 보내왔다. 더는 청산 관련 단체협상은 하지 않고 오로지 해고 지원책 관련 교섭만 한다는 게 회사 쪽 태도다. 분회는 “아직 고용관계가 종료하지 않았으므로 사용자로서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고 요구한다.

전국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분회 한 조합원이 11일 서울로얄호텔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한국와이퍼분회 제공
전국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분회 한 조합원이 11일 서울로얄호텔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한국와이퍼분회 제공
노동부는 지난해 10월26일∼11월18일 한국와이퍼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벌인 뒤 법리 검토를 이유로 아직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본사인 덴소코리아에 대한 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11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참석 간담회가 열린 서울 중구 로얄호텔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해가 바뀌었는데도 한국와이퍼 노동자의 외침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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