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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구의역 참사 겪었는데…지하철 스크린도어 노동자 또 사망

등록 2022-10-14 15:36수정 2022-10-14 16:07

9월말 사고로 치료받다 끝내 숨져
지난해 5월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서 시민들이 5년 전 발생한 김군 사망 사건 추모제를 열었다. 김군은 2016년 5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을 하다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r
지난해 5월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서 시민들이 5년 전 발생한 김군 사망 사건 추모제를 열었다. 김군은 2016년 5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을 하다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r
최근 스크린도어 작업 도중 열차에 부딪혀 중상을 입고 입원 치료 중이던 노동자가 끝내 숨졌다. 지난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발생한 세번째 중대재해다.

14일 고용노동부와 전국철도노동조합 쪽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달 30일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에서 스크린도어 작업을 하다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열차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나아무개(56)씨가 이날 오전 숨졌다. 나씨는 사고 당시 서울 방향 승강장 뒤쪽 스크린도어를 열고 출입문 제어장치 교체 작업을 하던 중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은 뒤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왔다. 사고 당시 안전모가 박살 날 정도로 충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서울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을 하다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 끼임 사고를 당해 숨진 김군과 유사한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나씨가 숨지면서 이번 사고는 중대재해법 적용을 받는 중대재해로 전환됐다. 그동안 사고 조사를 벌이던 노동부 고양지청은 이날 “사건을 상위 기관인 중부고용노동청 광역중대재해과로 넘겼다”고 밝혔다. 광역중대재해과는 사고의 자세한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사고 당시 3인 1조로 근무하면서 나씨 등이 회사 쪽 작업 승인이 떨어지기 전 작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와 이 과정에서 한국철도공사 쪽이 안전 관련 주의 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핵심이다.

허병권 철도노조 노동안전실장은 “작업자가 번호키를 눌러 스크린도어를 직접 열 수 있도록 맡겨진 것도 문제로 파악된다. 원격제어로 열거나 카드키를 도입해 야간에만 열 수 있게 하는 등 관련 대책을 마련해 회사 쪽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월 27일 중대재해법 시행 뒤 올해 들어 한국철도공사 사업장에서만 세번째 발생한 중대재해다. 지난 7월 13일엔 경춘선 중랑역에서 선로를 점검하던 시설관리 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숨졌고, 3월엔 대전차량사업소에서 열차를 점검하던 노동자가 가슴뼈 등이 부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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