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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단독] 툭하면 파견·용역…간접고용 10명 중 7명 ‘원청님’은 대기업

등록 2022-09-28 19:00수정 2022-09-29 01:37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유최안 부지회장이 지난 6월24일 화물창 바닥에 가로·세로·높이 1m의 철 구조물을 안에서 용접해 스스로를 가둔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제공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유최안 부지회장이 지난 6월24일 화물창 바닥에 가로·세로·높이 1m의 철 구조물을 안에서 용접해 스스로를 가둔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금속노조 선전홍보실 제공

우리나라 간접고용 노동자 열의 일곱은 76대 대기업집단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가 원·하청 노동자 간 임금과 노동조건 격차 해소를 ‘노동개혁’ 선결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해소하려면 재벌 기업의 무분별한 외주화를 막고 원·하청 상생 노력을 주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겨레>가 2022년 3월 말 기준 고용형태공시 의무가 있는 300인 이상 기업 3687곳의 공시자료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76대 기업집단 소속회사 588곳의 데이터를 추출해 분석했다. 이들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직접고용(정규직·기간제·단시간)과 간접고용(파견·용역·사내하도급)으로 분류한 결과, 전체 간접고용 96만여명 가운데 70.0%인 67만4천명이 대기업집단 소속 588개 기업의 하청 노동자였다. 전체 고용인원 중 대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율이 42.7%인데, 간접고용 중 대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율은 70.0%로 과도하게 높은 것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대기업집단에 직·간접 고용된 225만여명을 따로 분석해보면, 간접고용 비율은 30.0%(67만4천명)로 전체 공시대상 기업의 간접고용 비율 18.2%(96만여명)의 두배에 가깝다. 10대 기업집단은 136만6천여명 가운데 41만7천여명이 간접고용으로, 그 비율이 30.5%로 좀 더 올라간다. <한겨레>는 고용형태공시 첫 해인 2014년에도 10대 기업집단 현황을 분석했는데, 당시 간접고용 비율은 30.6%였다. 박근혜 정부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 제도를 도입한지 8년이 지났지만, 수익성만 좇는 대기업의 외주화 행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10대 기업집단의 간접고용 노동자수를 보면, 삼성이 13만8천여명(33.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차 6만9천여명(28.3%), 현대중공업 4만1천여명(57%), 롯데 3만7천여명(31.6%), 엘지 3만7천여명(19.4%) 순이었다. 다만 2014년 고용형태공시제도가 처음 시작된 이후 지속적으로 제조업과 건설업 간접고용 비중이 높았으나,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유통·서비스업의 간접고용 비율이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간접고용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가전제품 점검원을 특수고용노동자로 두는 엘지(LG)전자의 자회사 하이케어솔루션(91.8%·4719명)이었고, 엘지 지분을 지에스로 넘긴 건설사 자이씨앤에이(88.6%·6427명), 택배사업이 주력인 한진(88.6%·1만1763명) 순이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경영학)는 “대기업집단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간접고용을 남용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고용에 대한 대기업집단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청기업은 하청기업에 주는 기성금·도급비·용역비 수준을 정하고 이는 하청노동자들의 임금·노동조건을 결정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화 해결의 열쇠는 결국 대기업집단이 쥐고 있는 셈이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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