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거제시청에서 대우조선해양 정규직노동자들의 하청노동자에 대한 폭력행사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선하청지회 제공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들이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42일째 파업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조선소 도크 점거투쟁에 반대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주도로 정규직 노조의 금속노조 탈퇴가 추진되고 있다.
1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열린 지회 대의원대회에서 일부 대의원들이 금속노조 지회인 노조의 조직형태를 산별노조에서 기업별 노조로 전환하기 위한 지회 총회 소집요구안을 접수했다. 조직형태 변경을 위해서는 조합원 과반수가 참석한 총회에서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전체 조합원의 40% 수준인 1794명이 총회 소집요구안에 서명했다고 한다.
대우조선지회 집행부는 “총회는 소집하겠지만, 조직형태 변경엔 반대한다”는 태도다. 대우조선지회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금속노조에 요청한 규약검토를 마치는 대로 총회를 소집할 방침”이라면서도 “하청노동자들의 투쟁과 금속노조 탈퇴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조직형태를 변경하면 금속노조에 남는 조합원과 기업별 노조로 복수노조 체제가 돼 내부분열로 이어질 수 있어 반대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지회의 금속노조 탈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현장조직인 ‘대우조선 민주노동자협의회’(민노협)다. 이들은 조선하청지회의 도크 점거투쟁으로 선박 진수도 못한 채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금속노조가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일부 정규직 노동자들은 조선하청지회의 농성천막을 부수거나 하청노동자를 향해 소화기를 뿌리는 등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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