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단독] 고용부 “삼표 사고 무리한 채취로 지반 약화” 결론 유력

등록 2022-02-07 16:11수정 2022-02-08 02:33

‘흙더미’ 근처까지 골재채취 작업
지반 약화돼 흙더미 한순간 붕괴
7일부터 본사 관계자 소환조사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 붕괴·매몰사고에 대한 관계 당국의 합동 현장 감식이 3일 오후 열리고 있다. 양주/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 붕괴·매몰사고에 대한 관계 당국의 합동 현장 감식이 3일 오후 열리고 있다. 양주/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의 합동 감식결과, 지난달 29일 작업자 세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 매몰사고는 무리한 골재채취 작업에 의한 지반 약화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사고원인이 확인됨에 따라 본사 관계자 등을 7일부터 차례로 불러 본사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이행여부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노동부는 골재채취 과정에서 나온 흙더미를 한쪽에 쌓아두었다가, 흙더미 근처 암반까지 골재채취 작업을 진행하면서 지반이 약해져 사고가 난 것으로 잠정 결론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다른 채석장 종사자들이 <한겨레>에 전한 예상 사고원인(▶폐기용 흙 안 옮기기, 지하 파 먹기…‘삼표산업’만이 아니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앞서 지난 3일부터 고용부·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은 토목전문가 등과 함께 사고 현장을 감식한 바 있다.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골재를 채취하는 삼표산업 양주석산(양주사업소)은 작업과정에서 발생한 돌가루나 쓸모 없는 흙을 골재채취장 한쪽에 쌓아뒀다. 채석을 마친 뒤 해당 지역을 산지관리법에 따라 복구해야 하는데, 이때 재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작업자들을 덮친 흙더미도 채석지역 ‘채움재’로 사용될 흙이었다. 삼표산업은 이 흙더미 근처 암반까지 골채채취 작업을 진행했을뿐 아니라, 흙더미 위로 차량이 통행하고 겨울철 기온변화로 땅이 얼고 녹으면서 전반적으로 지반이 약화돼 붕괴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고 발생 전 흙더미에 균열이 여러개 발생했는데도 골재채취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는 현장에서 작업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현장의 위험성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원인이 잠정 확인되면서, 고용부도 삼표산업 본사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양주 현장사무소를 압수수색한 고용부는 지난 4일 본사에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등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7일부터는 본사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종사자 안전·보건상 유해·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를 형사처벌한다. 삼표산업이 흙더미를 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으로 인식했는지, 흙더미 붕괴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과정에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이 고용부의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표산업은 사고가 난 양주석산뿐 아니라 전국에 석산 6곳을 운영하고 있어, 본사 차원의 관련 매뉴얼이 존재하는지, 또한 이를 잘 준수했는지 역시 수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삼표산업 쪽은 이날 <한겨레>에 “관계기관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며 “운영중인 석산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준해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공수처, 윤석열이 뭉갠 검사 3명 이어 4명 신규 임명 요청 1.

[단독] 공수처, 윤석열이 뭉갠 검사 3명 이어 4명 신규 임명 요청

12·3 내란 여전히 남은 질문들…‘파면 후 윤석열’까지 닿을까 2.

12·3 내란 여전히 남은 질문들…‘파면 후 윤석열’까지 닿을까

문형배 “블로그 원문 읽어보시죠”…국힘 색깔론 정면반박 3.

문형배 “블로그 원문 읽어보시죠”…국힘 색깔론 정면반박

[단독] “윤석열, 계엄 직전 ‘와이프도 몰라…화낼 것’ 언급” 4.

[단독] “윤석열, 계엄 직전 ‘와이프도 몰라…화낼 것’ 언급”

큰돈 안 드는 걷기도 고소득층이 열심…더 커진 ‘운동 빈부격차’ 5.

큰돈 안 드는 걷기도 고소득층이 열심…더 커진 ‘운동 빈부격차’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