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100일을 이틀 앞둔 3일 오전 서울 중랑문화체육관에 마련된 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자정까지 진행되는 60~74살 고령층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률이 전날 밤까지 77.6%로 나와, 정부가 희망하는 80%를 넘길지 관심이 쏠린다. 예약률이 80%를 넘기면 정부가 목표로 했던 ‘고령층 70~80% 접종’과 ‘상반기 1300만명 이상 접종’ 달성이 유력해지게 돼 하반기 방역 조처 완화도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은 이날 0시 기준 60~74살 고령층(예약률 77.6%)과 만성중증호흡기질환자,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1·2학년) 교사와 돌봄인력 등 736만명가량이 예약을 마쳐, 전체 접종 대상 대비 예약률이 77.7%라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접종이 지난달 27일 시작된 이후 평일 예약이 매일 2.6%포인트 이상 증가하고 있어, 최종 예약률은 정부가 희망하는 목표인 80%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이 가운데 70~74살(80.7%), 65~69살(79.0%)은 이미 80%를 넘겼거나,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60~64살에선 사전예약률이 74.9%에 그쳤다. 접종자 증가의 영향으로 예약률이 다시 올라가고 있지만, 직전 이틀 증가 추세(3.5~4.4%포인트)로는 80% 도달이 쉽지 않아 보인다. 사전예약은 3일 자정까지 진행된다. 하지만 이날까지 예약을 하지 않은 고령자들도 이달 중으로 의료기관에 연락해 예비명단에 등록하면 잔여백신을 먼저 접종받을 수 있어, 최종 접종률은 80%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에선 예약 기간을 연장해주면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어 현재로선 이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날 0시까지 만성중증호흡기질환자 예약률은 66.0%로 높지 않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분들은 기저질환 때문에 (접종에 대해) 걱정할 수 있지만, 기저질환자일수록 접종받아야 한다”면서도 “예약 기간 연장은 형평성 논란이 있어서 현재까지는 연장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선 ‘상반기 1300만명 이상’ 목표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손 반장은 “이 정도 예약자 수치로 6월 말까지 접종을 차질 없이 진행하면,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접종을 이미 시작한 전체 접종군의 동의·예약자가 약 1천만명이고, 7일부터 접종을 새로 시작하는 60~64살 예약자 약 300만명과 교사·돌봄인력 30만명가량을 합치면 1330만명에 이른다. 여기에 10일부터 예비군·민방위 대원 등에 얀센 백신 100만명분을 접종하면 상반기에 1400만명 이상이 접종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0시 기준 1차 접종자는 674만명(총인구 대비 접종률 13.1%)이다.
‘상반기 1300만명 이상’과 ‘고령층 80% 이상’ 목표가 달성되면, 정부가 예고한 3단계 접종자 방역완화나 5단계에서 단계를 축소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라면 ‘11월 전 국민 70%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조기에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병철 고려대 보건대학원 교수(예방의학)는 “하반기에는 백신 도입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여 백신만 확보하면 일정보다 빠르게 접종을 마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이상반응 대처에 신뢰를 주지 못하면 접종률은 언제든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 대규모 접종에 대비해 더 적극적인 이상반응 대응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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