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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인도서 유입된 ‘델타 변이’ 서울·경기·인천 ‘조용한 전파’

등록 2021-06-01 20:59수정 2021-06-08 20:29

서울·경기 파주 이어 인천서도 발견
인천은 가족·학교·학원 29명 집단감염
처음엔 인천공항 검역소 관련 경로분명
수도권 지역사회 전파선 첫 경로 못찾아

영국 보건장관 “신규감염 50~75%가 델타변이”
지난 5월27일 인도의 뭄바이의 철도역에서 보건의료 인력이 장거리 기차에서 내린 승객들을 상대로 코로나19 증상이 있는지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뭄바이/AFP 연합뉴스
지난 5월27일 인도의 뭄바이의 철도역에서 보건의료 인력이 장거리 기차에서 내린 승객들을 상대로 코로나19 증상이 있는지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뭄바이/AFP 연합뉴스
5월 중순 시작된 ‘인천 남동구 가족·학교 집단감염’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29명이 백신 효과를 낮추는 ‘델타’(인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서울과 경기도 파주에서도 가족·지인 간 인도 변이 감염이 소규모로 발생했다. 두 사례 모두 지표 환자(첫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모르는 상황이라, 델타 변이가 수도권에서 ‘조용한 전파’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델타 변이는 영국 내에서 최근 ‘알파’(영국) 변이를 대체할 정도로 강한 전파력을 보여 우려를 키운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최근 한주(5월23∼29일) 국내 지역사회 확진자의 14.4%인 566명 검체를 두고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202명에게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요변이’(우려변이)로 분류하는 알파(영국), 베타(남아프리카공화국) 감마(브라질), 델타(인도)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검출률은 29.7%로, 직전 주(5월16∼21일) 36.1%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확진자 10명 중 3명 꼴로 주요변이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특히 202명 가운데 4명은 델타 변이 감염 사례였다. 3명은 지난달 15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인천 남동구 가족·학교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다. 나머지 1명은 서울과 경기도 파주 관련 건이다. 방역당국은 인천 남동구 집단감염 확진자 3명에게서 델타 변이를 확인함에 따라 관련자 29명 모두를 변이 감염자로 확인했다.

수도권에서 델타 변이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하나둘 추가되고 있지만, 이들 사례 간 연결고리는 오리무중 상태다. 국내 최초 사례인 ‘인천공항 검역소 집단감염’은 4월 말 첫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이때는 집단감염 발생 경로가 ‘국외 유입자’로 분명했다. 국외 입국자 관련 업무를 하는 검역소 직원과 파견군인·간호사(9명)가 대거 확진됐기 때문이다. 다만 당시 검역소 종사자들의 가족·지인(6명)에게로 추가 전파가 발생해, 델타 변이 지역사회 전파의 불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지난 5월12일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파주 군인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으며, 서울에 그를 감염시킨 선행 환자가 있다는 사실이 지난 5월25~27일 확인됐다. 이어 인천 남동구 집단감염 사례가 이날 델타 변이로 확인된 것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파주 군인의) 감염경로를 조사하는 중에 선행 감염자였던 지인·가족 4명이 더 확인됐고, 2차 전파자의 지인 1명이 더 추가돼 관련 사례는 총 6명”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천 남동구 집단감염의) 지표환자는 일가족의 조부모로 확인된다. 5월 초 어버이날 무렵 인천에서 했던 가족 모임을 통해 가족 간 전파가 이뤄졌고, 그 뒤 모임에 참석한 가족들이 다닌 학교, 학원으로 추가 전파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접종률 선두 영국, 델타 변이 유행으로 확진자 다시 증가세

델타 변이의 지역사회 ‘조용한 전파’가 본격화하기 전에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공개한 캐나다 보건부의 분석 결과를 보면, 화이자 백신은 초기 유행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91.3%인데 델타 변이는 75%로 낮아진다. 아스트라제네카는 81.5%에서 10.4%로, 노바백스는 96.4%에서 55.4%로, 얀센은 72%에서 64%로 낮아진다.

델타 변이의 ‘위험도’는 최근 확진자 수가 다시 빠르게 늘고 있는 영국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영국은 세계적으로 예방접종이 빠르게 진행된 국가로 1차 접종자 수가 인구의 59%에 이른다. 이에 오는 21일부터는 봉쇄 관련 모든 규제를 해제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5월1일 2148명이던 일일 확진자 수는 5월28일 4182명으로 치솟아 두 달 만에 다시 4천명을 넘겼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지난 5월27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신규 확진자의 50~75%가 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델타 변이)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1.3배로 높다고 알려지며 영국에서 우세종이 된 알파 변이보다 델타 변이가 더 많이 퍼지는 모양새다. 이에 프랑스는 31일부터 영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게 48시간 안에 발급한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변이 관리 강도를 높였다.

한편 국내에선 알파 변이가 확산 속도를 높인 일부 지역에서 접종률 제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구는 알파 변이가 검출되고 있는 유흥업소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가 이날 0시까지 239명으로 늘어나는 등 계속 확산할 조짐이다. 그런데도 대구의 1차 접종률(2분기까지 접종 대상자 중 접종자 비중)은 42.6%로 전국 17개 시·도(평균 48.9%) 가운데 꼴찌인 탓에 대구시는 접종자에게 상품권 형태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바로잡았습니다

◇지난 6월1일 오후 8시59분 최초 등록한 기사에서 ‘이번 검출률은 33.1%로, 직전 주(5월16∼21일) 36.1%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2주 연속 30%대를 유지했다. 확진자 3명 중 1명꼴로 주요변이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33.1%는 분석이 이뤄진 기간인 5월23∼29일 국내 지역사회 확진자와 국외 유입 확진자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이고, 비교 대상으로 삼은 직전 주 36.1%는 국내 지역사회 확진자만을 분석한 검출률임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적절한 비교와 분석을 위해 5월23∼29일 검출률을 지역사회 확진자 중 검출률인 29.7%로 바로잡고, 뒤이은 설명도 사실에 맞게 바로잡았습니다. 기사 수정은 6월8일 20시29분에 이뤄졌습니다. 독자 여러분에게 사과 드립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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