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경찰·소방 공무원 등 사회필수인력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돼 서울 종로구 적십자병원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령층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률 증가 속도가 둔화하자, 정부가 예약을 끌어낼 방안들을 다음주께 추가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사전예약률에 대해 “일단 다음달 3일까지 예약을 받고 있어 아직 시간 여유가 있는 것 같다”며 “이번주까지 예약 속도를 보면서 다음주부터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이날 0시 기준 60~74살 사전예약률이 50.1%로 절반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오는 27일 65~74살 접종이 먼저 시작되는데, 5월 중에는 이미 예약자가 다 찼고, 6월 첫째 주 접종예약은 이번 주 중으로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령대별 예약률 격차가 좀 난다. 70~74살은 62.6%, 65~69살은 55.1%, 60~64살은 39.7%다. 이는 연령대별로 예약시작 시기가 6~13일로 최대 일주일 차이가 나는 데다 접종의 위험-이득에 대한 판단도 다른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예약 마감일인 다음달 3일까지 정부가 목표한 70~80% 예약률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정부도 목표로 한 예약률 80%을 넘기려면 추가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루 예약자 규모를 보면, 초기엔 예약이 몰렸으나 시간이 흐르며 차츰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70~74살은 지난 6일 예약 첫날 24만여명이 예약했지만, 일주일 뒤인 13일에는 7만명으로 줄었고, 18일에는 3만명대에 그쳤다. 65~69살은 지난 10일 시작 이후 13~17일엔 하루 10만명대 예약을 유지하다 18일 6만명대로 내려왔다. 60~64살도 지난 13일 예약 첫날 73만여명이 예약했으나, 이후 31만명(14일)→22만명(17일)→12만명(18일)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정부는 60~74살 연령층을 직접 방문해 예약 의사를 묻는 방식으로 예약률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윤 반장은 “75살 이상 어르신은 일일이 방문해서 본인 의사를 확인했기 때문에 85% 이상 높은 예약률을 보였다”며 “일부 지자체에서 (75살 미만에도 이 방법을 도입하자고) 건의해서, 행정안전부가 지자체와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남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74살 이하는 본인이 스스로 전화나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방식인데, 일부 계층은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예약에 대한 인지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며 “지자체 담당 공무원, 이·통·반장을 통해 가구별로 안내를 강화하고 예약을 지원하는 부분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요양병원·시설 대면 면회 허용 방안에 대해선 이번주 안에 구체적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환자나 방문객 어느 한쪽이 백신 접종완료자인 경우 대면 면회를 허용하는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던 터다. 방역당국에선 요양병원·시설에서 오는 27일 2차 접종이 시작되면, 1차 접종 기간에 접종에 동의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원할 경우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 밖에 백신 접종완료자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대상에서 제외해주거나, 미국처럼 현금을 주거나 공연·전시 관람 쿠폰을 제공하는 등 접종 유인책과 관련한 여러 제안이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접종완료자란 백신별로 정해진 횟수를 모두 접종하고 항체가 충분히 생성되는 기간인 2주일이 지난 이들을 일컫는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먼저 신청할수록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접종기관에서 접종할 수 있다. 이번에 접종을 받지 않으면 올해 후반까지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접종이 가능해진다”며 “예방접종을 하면 친지, 지인과 식사를 하거나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법당이나 교회, 성당 등에서 종교활동을 하는 것도 훨씬 안심하고 할 수 있다. 명절이나 휴일에 자녀·손주들을 만나는 것도 걱정을 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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