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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화이자 ‘추가 예약’ 사실상 중단…접종 물량 5일분만 남아

등록 2021-04-30 10:59수정 2021-05-01 00:41

질병청 “1차 접종 추가 예약 자제” 요청…내달 ‘백신 가뭄’ 불가피할 듯
27일 오전 광주 북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75살 이상 고령자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광주 북구청 제공
27일 오전 광주 북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75살 이상 고령자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광주 북구청 제공
화이자 백신 물량 부족으로 75살 이상 고령층 접종 추가 예약이 사실상 중단됐다. ‘4월 300만명 접종’으로 늘어난 1차 접종자들에게 2차 접종을 하기 위해선 신규 접종자를 더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정부가 판단한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30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수요가 큰 상황에서 주 단위 (물량) 도입으로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어, 차질없는 2차 접종 위해 신규 1차 접종 추가 예약 자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에선 화이자 백신 접종 추가 예약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5월 8~9일까지는 예약을 받았는데, 질병관리청에서 신규 예약을 고민해달라고 한 상태”라고 말했다.

4월1일부터 75살 이상 고령층 349만명, 노인시설 16만명 등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화이자 백신은 지금까지 개별 계약과 코백스 퍼실리티 도입분을 모두 합해 211만7천회분(105만8500명분)이 공급됐으며, 1차와 2차 접종자를 포함해 29일 0시 기준으로 144만3천회분이 접종됐다. 현재 67만4천회분이 남았는데, 최근 화이자 백신을 하루 접종하는 규모가 14만~15만명가량인 데 비춰보면 4~5일가량 접종할 분량에 불과하다.

또 접종자 수를 기준으로 보면, 1차 접종자가 127만4395명이고, 2차 접종자가 16만8695명으로, 모두 144만3090명이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이미 2차 물량을 당겨서 신규 1차 접종자에게 사용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화이자 백신은 1~2차 접종 간격이 3주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그래서 2차 물량을 1차에 지속해서 당겨 쓰다가 주간 단위로 공급되는 물량에 자칫 차질이 생길 경우 2차 접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정부가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 백신은 지난 28일 25만회분(12만5천명분)이 추가로 공급된 데 이어, 5월엔 첫 주에 43만회분(21만5천명분)이 들어오는 등 모두 175만회분(87만5천명분)이 도입된다. 하지만 4월에 1차 접종을 마친 120여만명이 3주 안으로 순차적으로 2차 접종을 받아야 하므로 1차 접종자를 늘려가기가 쉽지 않다. 애초 계획대로 주간 단위 공급이 순조롭게 된다고 해도 5월 화이자 접종엔 ‘백신 가뭄’이 불가피한 셈이다. 현재 75살 이상 고령층에 접종할 상반기 화이자 개별 계약 물량 350만명분 중 46%(162만5천명분)의 도입 시기가 6월에 쏠려 있다.

이번 사태는 정부가 공언한 ‘4월 접종자 300만명 달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주 단위로 화이자 백신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시적인 ‘속도 조절’이 필요할 뿐 전체 접종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화이자 백신은 75살 이상 어르신 접종 대상자에게 쓸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어 있다. 다만 매주 나눠서 국내에 도입되기 때문에 백신 물량 배정과 배송이 주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며 “전체 목표 달성에 차질은 없을 것이나 지속해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훈 김양진 기자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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