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도쿄올림픽 배구 종목에 출전하는 배유나 선수가 2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질병관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코로나19 예방접종자 정보와 의료기관 진료 내역을 결합해 예상하지 못한 백신 접종 이상반응 등을 감시하는 빅데이터 체계를 구축했다. 방역당국은 이 체계를 통해 장기적으로 국민들에게 적합한 백신을 선택하고, 국내 백신을 개발하는 근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건보공단은 29일 코로나19 빅데이터 구축 등 공공기반 빅데이터 협력 체계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질병청이 가진 코로나19 예방접종과 이상반응, 환자 정보와 건보공단이 가진 의료기관 진료·상병·투약 내역 등 건강보험 건강정보를 연계한다. 이 빅테이터 협력 체계가 구축되면 백신의 종류, 접종시기, 이상반응의 유무 등을 건강정보와 관련지어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두 기관은 뇌정맥동혈전증(CVST) 등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특이 혈전증처럼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이 발생하는지 감시하기로 했다. 또한 코로나19 환자와 예방접종자 동일집단(코호트)을 구축해 임상 경과 등을 연구하는 자료로 사용하기로 했다. 빅데이터가 구축되면 개인 특성과 백신 제조 방식에 따라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 수 있어, 앞으로 국민들에게 적합한 백신이 무엇인지 선택하고, 국내 기업이 백신을 개발하는데도 근거로 삼을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유행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다른 백신보다 빠른 속도로 개발된 터라 의료계에선 장기적으로 이상반응과 부작용을 관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대규모 접종이 이뤄지면서 인종, 성별, 나이, 식생활 등에 따라서 나타나는 이상반응의 종류와 정도가 다를 수 있어 이런 정체성과 백신 이상반응의 관계에 대한 관찰 필요성도 제기되어 왔다. 앞서 이스라엘에선 지난 25일(현지시간)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자 8만6천명당 1명꼴인 62건의 심근염 발생이 보고됐으나, 보고서를 전달받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7일(현지시간) 백신과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심근염은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에선 보고되지 않은 이상반응이다.
질병청은 현재 의료기관에서 이상반응을 신고하는 체계는 유지하면서, 빅데이터 감시 체계를 보완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반인에게서 100만명당 3명 정도가 보고되는 질병이 예방접종자 중에서 4~6명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면 (백신 이상반응을) 의심하고 조사하는 보완적인 감시 체계”라며 “1~2년 이상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이상반응이 있는지 추이를 분석해 실마리가 잡히면 심층 연구를 하는 방식으로 포괄적인 감시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