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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서울서 감염력 강한 ‘남아공 변이’ 첫 지역사회 전파 확인

등록 2021-04-05 17:06수정 2021-04-06 02:43

2월말 김포 일가족 사례 연관 추정 “인접한 곳 근무”
남아공 변이, 전파력 1.5배 강하고 백신 효과 떨어뜨려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외 입국자가 아니라 지역사회로부터 전파된 코로나19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4차 유행을 목전에 두고 인구가 밀집한 서울에서 이런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남아공 변이는 전파력이 강한 데다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의 예방 효과까지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있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5일 “지역사회 감시 강화 과정에서 서울 강서구 직장·가족 관련 6명이 남아공 변이의 지역 감염 사례로는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이 사례가 지난 2월 말 국외 입국자를 통해 3명이 남아공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경기 김포시 일가족 사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강서구 사례 감염자 가운데 한 명이 김포 일가족 한 명과 직접적 접촉력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는 중에 일정 기간 인접한 곳에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전파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다”며 “서울 거주자 중에 남아공 변이가 확인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서울 송파구 물류센터(1명), 경기 남양주 택배회사(1명) 등에서 영국발 변이가 확인되는 등 이날까지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온 국내 집단감염 사례는 3건 늘어 모두 19건이 됐다. 특히 이번 3건의 사례는 변이가 발생 지역과 집단 주변으로 전파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표본 검사를 확대하는 ‘지역사회 감시 강화’ 과정에서 발견됐다. 올해 들어 변이가 확인된 집단감염 사례 19건 가운데 초기 7건은 국외 입국자 접촉이나 외국인에게서 비롯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사회 감염이나 다른 집단과 관련된 사례가 증가했다.

방대본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날 0시까지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 537건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 국내 발생 중에선 22건, 국외 유입 중에선 19건 등 모두 41건의 변이 감염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확인된 변이 감염 건수는 모두 330건이 됐다. 영국 변이가 280건, 남아공 변이가 42건, 브라질 변이가 8건이다.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국은 143개국에 이른다. 특히 유럽은 영국 변이의 확산으로 3차 유행을 맞았다. 전체 감염 가운데 변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영국은 96%, 프랑스 56%, 독일 41%에 이른다.

특히 남아공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1.5배 강하고, 백신의 예방 효과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 도입됐거나 도입 예정인 코로나19 백신들의 남아공 변이를 상대로 한 효과는 제각각이다. 지난 2월 영국 옥스퍼드대와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소규모 연구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남아공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10%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2분기 도입이 예정된 노바백스 백신은 기존 바이러스에는 96%의 예방 효과가 있지만, 영국 변이에는 86%, 남아공 변이에는 55%로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화이자사는 지난 1일(현지시각) 3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해 소규모 임상이었지만 남아공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100%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변이의 유입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국외 입국자 자가격리 관리, 격리면제자 방역수칙 준수, 고위험국 입국자 시설격리 검사 관리 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변이가 주된 감염주가 되는 때가 언젠가는 올 텐데, 가급적이면 그 시기를 늦춰서 고위험군이라도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지난 2일 회의에서 이상반응 사망신고 사례 5건과 중증 이상반응 신고 사례 1건을 심의한 결과, 간 질환과 심부전 등 기저질환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커 백신과의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이날 밝혔다. 아나필락시스(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 쇼크로 신고된 3건에 대해서도 1건에 대해서만 백신 관련성을 인정했다. 이로써 백신 접종 이후 사망신고 사례 32건 가운데 21건에 대한 심의가 완료됐다. 이 가운데 19건은 백신과 사망의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결론 났고, 2건은 부검이 진행 중이어서 판정이 보류된 상태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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