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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당뇨 등은 대표적인 성인 만성질환입니다. 심장이나 뇌에 크고 작은 질환이 있어서 주기적으로 약을 먹는 인구도 상당합니다. 이런 분들은 안 그래도 건강에 민감한데, 코로나19 백신이 혹여 이런 기저질환을 더 악화시키진 않을까 걱정이 들 법합니다.
<한겨레>가 물어보니,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합니다. 애초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는 이런 기저질환을 가진 이들이 다수 참여합니다. 만약 어떤 백신이 고혈압 환자에게 못 쓰는 백신이라면, 그것 자체로 제대로 된 약이 아니겠죠. 화이자가 수행한 1∼3상 시험에도 전체 참가자(4만3448명)의 20.7%(8978명)는 기저질환을 가진 이들이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2만3745명의 시험 참여자 가운데 35.8%(8510명)가 비만, 심혈관계, 호흡기계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두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 백신 접종군의 기저질환이 더 악화하지 않았고, 예방효과도 접종군과 비접종군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전세계 133개 나라에서 약 4억3천만회(블룸버그 백신 트래커 21일 새벽 4시 기준) 백신 접종이 이뤄졌는데, 접종 국가 대부분이 지병 하나쯤은 안고 살기 마련인 고령층을 우선 접종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만약 코로나19 백신이 고령층이 가지기 마련인 특정 질환을 더 악화시켰다면 전세계 백신 접종은 진작에 중단됐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접종에 뒤따르는 면역반응, 특히 고열 증상 등이 고령층이 견디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해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합니다. 엄중식 교수는 “가령 심부전이 있는 사람에게 고열이 생기면 심장 기능이 더 안 좋아지는 등 고령층에게 고열은 위험할 수 있다”며 “접종 뒤 발열이 생기면, 해열제를 먹고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발열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백신 접종자 1만8천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발열 등 이상반응을 호소한 비율은 20대가 9.8%, 30대 8.3%, 40대 7.2%, 50대 6.3%로 차츰 감소하다, 60대에선 1.1%로 확 줄어듭니다.
사실 기저질환자나 고령층은 ‘꼭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들에겐 코로나19 감염이 너무나 치명적입니다. 국내에 80대 이상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명률은 20.5%에 이릅니다. 백신보다 코로나19가 훨씬 더 위험한 겁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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