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경기북부의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코로나 전담병원 의료진 및 종사자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뤄졌던 만 65살 이상 고령자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달 중으로 시작된다. 당장 접종자가 37만명 추가되면서 이제는 백신 도입 물량과 시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추진단)은 11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만 65살 연령층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접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전날 열린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는 영국과 스코틀랜드 연구 결과 등을 검토해 고령층 대상 평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입원 및 중증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영국에선 실제 접종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70살 이상 고령층에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비슷하게 70% 정도의 질환·입원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이에 추진단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1957년 1월1일 이후에 태어난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37만여명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홍정익 추진단 예방접종기획팀장은 “이번주부터 접종 동의 여부를 조사해 다음주까지 조사를 완료하고 예방접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자 접종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이제는 적기에 백신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우선 1분기는 계획대로 접종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0시 기준 50만635명이 1차 접종을 새롭게 마쳐, 1분기 접종 대상자 78만1675명 가운데 64%가 백신을 맞았다. 여기에 만 65살 이상 37만여명이 추가된다 해도, 지난달 공급을 마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8만5천명분(157만회분)을 2차 접종 비축분 없이 1차 접종에 쓰면 화이자 백신 접종자 5만5천명을 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자 108만명에 대한 접종은 무리 없이 끝낼 수 있다.
예방접종전문위는 이를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 예약일 기준을 8주에서 10주로 변경했다. 접종 간격을 벌려서 백신을 확보할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다. 1, 2차 접종 간격이 3주인 화이자와 달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8~12주다.
문제는 2분기다. 방역당국은 오는 15일 구체적인 2분기 접종계획을 발표할 예정인데, 현재까지의 접종계획에선 2분기에 만 65살 이상 고령자 등 980만명에 대한 접종이 5월부터 시작된다. 이를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코백스 퍼실리티(세계 백신공동구매 연합체)를 통해 3월 중 34만5천명분, 4~5월 중 70만5천명분과 함께, 5월 말부터 6월 말 사이에 개별적으로 협상한 350만명분을 들여오기로 했다. 여기에 개별 협상으로 확보한 화이자 백신 50만명분이 3월 말에, 300만명분이 2분기에 들어온다.
이밖에 모더나 백신이 5월 중에 도입이 시작된다는 정도만 정해져 있을 뿐, 노바백스와 얀센 백신은 2분기 도입 예정이라는 것 외엔 확정된 게 없다. 결국 980만명이 접종하는 2분기에 확보된 백신 물량은 대략 805만명분인 셈이다. 여기에 1분기에 당겨 쓴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분도 마련해야 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모든 국가가 백신 확보를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어서 더 많은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노바백스는 기술 도입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생산량을 국내 업체와 협의해 더 늘릴 수 있고, 스푸트니크 브이 등 다른 백신에 대한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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