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의문을 전문가 자문을 거쳐 쉽게 설명하는 코너 ‘백·알·맞’(백신 알고 맞자) Q&A를 시작하자마자 첫 질문이 당도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메일(
watchdog@hani.co.kr)로 문의를 받아 성심성의껏 답변드릴게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기저질환을 가진 분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백·알·맞’ Q&A 1회가 나간 직후 한 독자분이 “몇년 전 모야모야병으로 수술을 했고, 최근에는 이 병을 위한 약뿐 아니라 다른 기저질환을 관리하기 위한 약도 2개 더 복용 중”이라며 백신을 맞아도 될지 질문을 보내오셨습니다.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이유 없이 뇌 속 특정 혈관이 막히는 질환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접종받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코로나19 합병증 가운데 하나가 혈관 손상이기 때문에, 꼭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백신 접종의 ‘이득’이 더욱 분명하다고 전문가들과 방역당국은 설명합니다.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일수록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나빠질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지난 8일까지 코로나19로 숨진 1642명 가운데 95.8%가 기저질환이 있었습니다. 특히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등 순환기계 질환을 갖고 있던 사망자가 전체의 69.9%(중복 집계)에 이릅니다. 이 밖에 38.4%가 당뇨, 통풍, 쿠싱증후군 등 내분비계·대사성 질환을 앓고 있었고, 39.2%가 치매나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갖고 있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기저질환자를 백신 우선순위 접종 대상에 포함할 것을 권고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백신 할당 권고안도 의료진과 소방관 등 필수인력 다음으로 기저질환자를 우선접종 대상자에 포함하고 있고요. 유럽의약품청(EMA)도 “백신 접종이 노인과 만성질환자에게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지난 1월6일 미국 암학회(AACR)가 암 환자, 특히 혈액암 환자를 가장 먼저 백신을 맞아야 할 고위험군에 포함해야 한다는 권고를 발표한 점도 눈에 띕니다.
그러니 당일 컨디션이 괜찮다면 백신을 맞는 것이 유리합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기저질환자는 백신을 맞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보다 먼저 맞아야 한다”며 “임종이 임박한 환자가 아니라면 자신의 차례가 왔을 때 접종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고혈압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을 끌어안고 사는 고령층 노인들은 어떡하면 좋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3회에서 상세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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