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그러면서 각종 부정확한 정보도 함께 돌아다닙니다. 항체 형성 과정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면역반응까지도, 발생하지 않았어야 하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곡해합니다. 이에 <한겨레>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각종 물음을 모아 전문가 자문을 거쳐 쉽게 설명하는 코너 ‘백·알·맞’(백신 알고 맞자) Q&A를 시작합니다. 이메일(
watchdog@hani.co.kr)로 문의하시면 성심성의껏 답변드릴게요.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몸속으로 백신의 항원 성분이 들어와 면역세포(B세포, T세포)를 자극합니다. 자극받은 면역세포가 항체를 만드는 면역반응이 일어납니다. 이 항체가 몸속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침입하면 이를 중화하게 됩니다.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사이토카인 등 각종 물질이 분비되는 걸 면역반응이라고 하는데요. 이때 발생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발열과 몸살 같은 이상반응을 일으킵니다. 실제로 백신 임상시험 참여자 가운데 80% 이상이 경증에서 중증 정도의 이상반응을 겪었습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접종자 대부분에게서 주사부위 통증(84%), 두통(55%), 오한(32%), 발열(14%)이 접종 2~3일 이내에 나타나기 시작해 하루 만에 사라졌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비슷했습니다.
비교적 건강 상태가 좋은 젊은층일수록 면역반응이 활발해 사이토카인 분비도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니 이상반응 정도도 강할 수 있습니다.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에서도 16~55살 저연령층(82.8%)이 56살 이상 고연령층(70.6%)보다 전신 이상반응 횟수와 중증도가 더 높았습니다. 실제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 시작 뒤 1주일 동안 신고된 이상반응 의심사례를 분석해보니, 20대 3.0%, 30대 1.7%, 40대 1.0%, 50대 0.7%, 60대 0.4%로 젊은층 신고율이 더 높았습니다.
방역당국은 접종이 시작된 병원과 요양시설 기관장들에게 백신 접종자들이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접종 이후 몸살과 두통을 견디기 힘들다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할 것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단, 접종 전에 약을 먹는 것은 면역반응을 저하시킬 수 있기에 피해야 합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