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강원대병원장이 8일 오전 병원 내 주사실에서 병원 1호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강원대병원은 이날부터 12일까지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처음으로 열린 질병관리청 예방접종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망사례 8건은 백신 접종과 관련성이 없다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
질병청은 8일 예방접종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망사례 8건에 대해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과 사망과의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사례로 잠정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사망 당시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로 추정되는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뇌혈관계 질환, 심혈관계 질환 등 기저질환의 악화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고,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뇌출혈, 심부전 등 다른 추정 사망원인이 확인되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망사례 8건 모두 접종 이후 급격하게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기관·날짜·제조번호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확인한 결과, 중증 이상반응 사례가 없어 백신 제품의 이상이나 접종 과정상의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사 대상 중 4건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진행하고 있어 최종 부검 결과를 확인한 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에서 추가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중곤 예방접종피해조사반 반장(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현재 여덞분의 사망신고 환자들은 요양병원에 그동안 입원해계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기저질환들을 다 갖고 있고 그걸로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며 “그러나 그동안의 기록이라든가 진찰 과정이 조금 미흡한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어서 그것에 대한 좀 더 확실하게 확인을 하기 위해서 부검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전날 회의를 열어,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해 6일까지 일주일 동안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중 중증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례를 검토했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감염학·호흡기 알레르기학·신경학 전공 교수와 법의학자 등 8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질병청의 피해조사반 운영 규정 관련 예규를 보면, ‘예방접종 후 중증 이상반응'은 접종 후 사망, 과민성 쇼크, 뇌염 등을 포함한 중추신경계 증상이 발생한 사례를 의미한다.
현재까지 백신 접종 이후에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8명의 연령대는 20대 1명, 40대 1명, 50대 4명, 60대 2명으로 이들은 모두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고 모두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였다. 접종 뒤 사망까지 기간이 가장 짧았던 이는 50대 남성으로 15시간의 간격이 있었고, 가장 길었던 이는 60대 남성으로 3일 20시간의 간격이 있었다.
특히, 기저질환으로 급성 간경변이 있던 환자를 두고 피해조사반에 참여하고 있는 조용균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뇌출혈에 의해 와병 중이라 의사 표현이 원활하지 못해 병이 초기에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담도염에 의한 급성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이 가능한 환자로 사망과 백신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백신에 의한 전격성 간염 형태의 사망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도 보고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앞으로 매주 1회씩 피해조사반 회의를 정기적으로 열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한편, 우리나라보다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다른 나라에서도 접종 뒤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망사례가 잇따랐지만, 현재까지 백신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인정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앞서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선 전세계적으로 약 5억6천만회 이상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중 현재까지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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