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이 의심되는 환자가 흉부방사선촬영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이 사건과는 관계없는 사진입니다.)
국민들이 병원 등에서 노출되는 의료방사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질병관리청은 연간 의료방사선량이 자연에서 노출되는 방사선량과 비슷해 건강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이 2016~2019년 4년 동안 의료기관 등에서 국민들이 노출되는 의료방사선 건수와 피폭선량을 조사한 김광표 경희대 교수(원자력공학과)의 정책연구용역 보고서를 8일 공개했다. 보고서에서는 국민의 연간 의료방사선 검사 건수는 2016년 3억1200만여건에서 2019년 3억7400만여건으로 연평균 6.2%씩,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피폭선량은 2015년 10만1천맨·시버트(man·Sv, 집단선량)에서 2019년 12만5천맨·시버트로 연평균 7.6%씩, 25% 증가했다. 맨·시버트는 다수의 사람이 피폭되는 경우에 그 집단의 개인피폭방사선량의 총합을 나타내는 단위다.
국민 1인당 피폭선량은 2019년 2.42밀리시버트(mSv)로 의료선진국인 벨기에 1.96, 미국 1.88, 독일 1.67보다 높은 수준이다. 유럽연합 36개국(2014년) 평균인 0.97의 두 배가 넘고, 핀란드 0.45와 영국 0.39에 견줘 5~6배에 이른다. 이현구 질병청 의료방사선과 과장은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적용으로 비용 부담이 적어 진료 건수가 많아 의료방사선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1인당 피폭선량이 전세계 평균 자연 방사선량인 연간 2.4밀리시버트와 비슷한 수준이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선 한국의 평균 자연 방사선량은 연간 3.08밀리시버트로 본다.
특히 컴퓨터단층(CT) 촬영은 2019년 전체 검사 건수의 3.2%에 불과했는데 피폭선량은 38.7%를 차지하고 있어, 질병청은 “의료방사선 안전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영상검사로 조사되었다”라고 지적했다. 질병청은 의료기관 등에 보내는 ‘의료영상진단 정당성 가이드라인’을 인쇄물만이 아니라 스마트폰 앱으로도 올해 개발해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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