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광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로 면회 및 출입 금지를 알리고 있는 모습. 9일부터 요양병원·시설에서 경우에 따라 접촉 면회가 가능해진다. 연합뉴스
그동안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비접촉 면회만 가능했으나, 오는 9일부터 임종 직전뿐 아니라 중증환자나 주치의의 판단이 있는 경우까지 접촉 면회가 가능해진다.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로 면회가 불가능해진 이후로 1년만이다.
5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임종 시기뿐 아니라 의식불명이나 이에 준하는 중증환자, 주치의가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면회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경우 접촉 면회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이와 관련한 지침을 만들어 9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요양병원에선 거리두기 2단계 이하, 요양시설에선 2.5단계 이하 땐 비접촉으로만 면회를 할 수 있고, 임종 때에만 접촉 면회가 가능하다. 그러나 집단감염 발생 우려로 병원과 시설 쪽에서 자체적으로 면회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일이 많았다. 이 때문에 환자 가족들이 제대로 임종을 지키지 못하는 등 고통을 호소해왔다. 환자 인권침해 우려 등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이 요양병원과 시설의 면회 기준을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백신 접종 시작과는 무관한 조처”라고 밝혔다.
접촉 면회를 허용하는 경우는 임종 시기, 환자나 입소자의 의식불명 및 이에 준하는 중증환자, 주치의가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면회 필요성을 인정하는 경우 등으로, 이는 앞으로 만들 별도의 지침에 반영될 예정이다. 접촉 면회를 할 경우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해 1인실 또는 별도의 독립된 공간에서 면회객이 개인 보호구(마스크, 일회용 방수성 긴 팔 가운, 일회용 장갑, 고글이나 안면보호구, 신발 커버 등)를 착용해야 한다. 또 면회일로부터 24시간 안에 피시아르(PCR) 검사에서 음성 확인을 받거나, 현장에서 실시하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확인을 받아야 한다.
또 일부 병원과 시설에서 비접촉 면회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 “비접촉 면회에 대한 기준도 더 명확하게 만들어 9일부터 적극적으로 실시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방역수칙을 전제로 환기가 잘되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여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의 조건을 갖추면 비접촉 방식으로 면회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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