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의료진 대상 코로나19 백신 자체 접종이 실시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진이 백신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총 50여 명의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했다. 연합뉴스
4일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이상반응 의심’으로 신고된 사례는 모두 718건이나, 이 가운데 709건은 예방접종 뒤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두통,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 경미한 사례로 나타났다. 전날 요양병원 입원 중인 50대 여성이 호흡곤란 등 ‘아나필락시스 쇼크’ 증상을 보였다는 신고가 있었으나, 특별한 처치 없이 회복해 요양병원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접종과 관련되어 의심신고된 이상반응과 사망사례는 사건이나 사고의 영역이 아닌 의학과 과학의 영역”이라며, 인과관계에 대한 일각의 섣부른 예단에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이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브리핑을 열고 “4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은 모두 15만4421명(아스트라제네카 15만1679명, 화이자 2742명)으로, 접종률은 요양병원 59.8%, 요양시설 26.7%, 코로나19 환자치료병원은 4.9% 등”이라고 밝혔다. 이날부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는데, 전체 접종대상자 30만6924명 가운데 88%가 접종에 동의한 상황이라고도 밝혔다. 감염병전담병원과 거점전담병원에는 오는 8일부터 백신 배송이 시작될 예정이다.
방대본은 “국내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접종 후에 의심되는 이상반응 등에 대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접종 뒤 이상반응 신고 사례가 511건이 새로 발생해, 이날까지 모두 718건의 사례가 쌓였다. 다만 이 가운데 709건은 “예방접종 뒤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두통,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 경미한 사례”로 나타났다. 여태까지 호흡곤란,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 ‘아나필락시스’로 의심되는 사례는 7건, 접종 뒤 사망에 이른 사례는 2건으로, 현재 인과관계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이상반응이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기저질환이 악화되고 기저질환에 의한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 등은 조사가 끝난 이후에 다시 설명 가능”하다고 했다.
또 4일 0시 이후에 3건의 사망사례와 1건의 ‘아나필락시스 쇼크’ 사례가 신고됐는데, 이에 대해서도 “역학조사 및 피해조사반을 개최하여 인과성을 평가”하겠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사망 사례는 요양병원 입소 중인 50대 남성 2명, 중증장애시설에 입소 중인 20대 여성이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 증상을 보인 것은 요양병원 입소 중인 50대 여성으로, “3일 오후 2시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10분 뒤 호흡곤란이 와서 에프네프린을 투여하고, 이송 뒤 특별한 처치 없이 회복해 오후 3시30분께 요양병원으로 돌아갔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이들은 모두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핑을 맡은 권준욱 방대본 제2본부장은 “앞으로 접종을 받는 분들이 증가하면서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이 접종을 받으면서 이런 이상반응 신고사례는 더욱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개별 사망원인과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은 심층조사와 의학·과학적 엄밀한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 근거없는 정보로 백신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조장하고 접종이 필요한 분들의 접종을 실질적으로 방해하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접종과 관련되어서 의심신고된 이상반응이나 사망사례는 사건이나 사고의 영역이 아닌, 의학과 과학의 영역”이라며,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약 5억6000만회 이상의 접종이 이뤄졌고, 현재까지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국내 발생 확진자는 401명으로 이틀째 400명대 수준을 보였다. 서울 은평구 사우나 관련 11명, 서울 동대문구 병원 관련 9명이 추가 확진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이어졌다. 경기 동두천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이뤄진 선제검사에서는 7명의 외국인이 추가 확진됐다. 변이 바이러스는 6건 확인됐는데, 지역사회 감시 강화 과정에서 인천 연수구 수출매매단지 관련 확진자 1명이 영국발 변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집단사례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사례는 기존 4건에서 5건으로 늘었다.
최원형 서혜미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