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배송된 화이자 백신을 군과 의료진들이 점검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도착해 전국 예방접종센터로 배송됐다.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국내에 공급된 두번째 백신이다. 하루 뒤인 27일부터 3월20일까지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143곳의 의료진 5만4498명에게 접종된다.
화이자 백신 5만8500명분을 싣고 네덜란드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화물기는 이날 오전 11시58분 인천공항에 내렸다. 이날 들어온 물량은 코백스 퍼실리티(세계 백신공동구매 연합체)를 통해 확보한 1천만명분 가운데 일부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60~90도에서 보관되어야 하기 때문에 드라이아이스 430㎏과 함께 특수용기 4개에 담겨 수송됐다. 흔들림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항공기에서 화물 터미널로 옮기는 지게차가 도보로 걷는 것보다 느린 속도로 움직였다.
백신은 화물 터미널 안에서 수송 차량 5개에 나뉘어 실린 뒤, 오후 1시부터 배송이 시작됐다. 군경의 호송을 받으며 배송 차량이 향한 곳은 접종센터 5곳이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중앙예방접종센터를 비롯해 순천향대 천안병원과 양산 부산대병원, 광주 조선대병원에 설치된 권역예방접종센터,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의 지역예방접종센터가 1차 배송지다. 오는 8일부터는 각 센터에서 82곳 자체 접종 의료기관으로의 배송이 이뤄진다. 접종 첫날인 27일에는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종사자 199명과 수도권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101명 등 300명이 백신을 맞게 된다.
화이자 백신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품목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화이자에 대한 식약처의 허가 여부는 3월 첫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국내에 들어온 백신은 국내 허가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특례수입’ 절차를 밟은 물량이다.
식약처 허가 결정에 앞서 백신을 심사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따져본 결과 품목 허가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이날 밝혔다. 식약처는 품질자료 등 추가 자료를 제출받고, 조만간 최종점검위원회를 열어 허가 전 마지막 전문가 자문 절차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오일환 중앙약사심의위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청된 효능·효과와 동일하게 16살 이상을 대상으로 허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자문했다”며 “16살 이상 청소년의 면역반응 임상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았지만 성인의 임상시험 자료를 이용 가능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다만 아나필락시스를 포함한 과민증 기왕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투여 뒤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임상시험 중) 보고된 이상사례에 대해서는 허가사항 등에 명확히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이 배송 기간 작동한 화이자 백신 수송전용박스의 온도계의 멈춤 버튼을 누르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전용 냉동고에 넣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최하얀 최원형 박수지 기자
c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