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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백신확보 긴박해 도입 시기 조정…2~3월 공급 150만명분으로 늘어

등록 2021-02-16 19:00수정 2021-02-17 02:42

화이자 백신 300만명분 추가 도입
도입시기 앞당겨 4월부터 접종
국내 생산 노바백스 2분기 공급
정부 “7900만명분 도입 확정”
전문가 “물량보다 도입시기 중요”
16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강원 취업인력교육센터에서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 중증 환자 치료 전담병원, 생활치료센터에 투입될 간호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실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강원 취업인력교육센터에서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 중증 환자 치료 전담병원, 생활치료센터에 투입될 간호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실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가 화이자 백신 50만명분을 3월 말까지 앞당겨 도입한다. 이에 따라 2~3월에 공급되는 코로나19 백신은 150만명분으로 늘었다. 정부는 또 화이자 백신 300만명분을 추가 계약하고, 노바백스 백신 2천만명분에 대한 구매 계약도 마쳤다. 다만 추가적인 물량 확대와 시기 조정 등에도 불구하고 1분기 접종 인원은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은 16일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300만명분을 추가 구매하는 계약을 전날 맺었다고 밝혔다. 앞서 계약이 완료돼 있던 화이자 백신 1천만명분은 애초 3분기부터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화이자와 조기 공급 협상을 통해 3월 말 이내로 50만명분, 2분기에 300만명분을 공급하기로 했다. 질병청은 3월 안에 도입되는 화이자 백신 50만명분은 국가 출하 승인을 거쳐 4월부터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이자 백신에 대한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어 질병청은 이날 노바백스 백신 2천만명분에 대한 계약도 맺었다. 노바백스 백신은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노바백스사와 기술 도입 계약을 맺고 경북 안동 공장에서 생산해서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노바백스 백신은 인플루엔자, 비(B)형 간염 백신 등이 채택한 ‘합성 항원’ 방식이다. 항원 단백질을 합성해서 면역증강제와 섞어 접종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구조이다. 영하 75도에서 초저온 보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에 비하면 섭씨 2~8도에서 냉장 보관·유통이 가능하고, 유통기한도 최대 3년까지 길다는 장점이 있다. 노바백스사는 지난달 영국에서 진행 중인 3상 임상시험의 예비조사 결과 89.3%의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기존 5600만명분에 더해 2300만명분을 추가해 총 79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 도입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정부가 1분기에 공급받는 코로나19 백신은 약 150만명분에 이른다. 코백스 퍼실리티(세계 백신공동구매 연합체)를 통해 2~3월 중 들어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최소 약 19만명분과 화이자 백신 5만8500명분, 제약사와 개별 협상해 2월24~28일 확보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5만명분과 3월 말 내에 들어올 화이자 백신 50만명분을 합친 수치다.

하지만 1분기 접종 인원은 정부가 전날 발표한 2~3월 예방접종 계획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분기에 만 65살 미만 요양병원·시설 입소·종사자와 고위험 의료기관, 환자치료병원 종사자, 1차 대응 요원 등 약 76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1분기 접종 대상 127만명에 견줘 큰 폭으로 줄어든 규모다.

질병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분기 접종 대상에서 빠진 만 65살 이상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37만여명에 대해선 일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자 대상 효과가 충분한지 확인해 이 백신을 접종한다는 기존 방침을 바꾸진 않았다. 하지만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3월 말에 미국 임상시험 자료를 확보한 뒤에도 접종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화이자 백신이나 2분기 도입 예정인 모더나·얀센 등 다른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중이다.

정부가 2~3월 예방접종 계획을 밝힌 지 하루 만에 백신 도입 시기 조정 등을 공개한 것은 그만큼 백신 확보가 긴박한 상황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1분기 접종 대상에서 빠진 37만여명의 경우, 미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늦게 나오면 접종 일정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양동교 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화이자 백신 추가 구매 계약이 실제로 어젯밤에 이뤄졌기 때문에 어제 오후 발표에 포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정부가 현재까지 계약한 물량은 전 국민보다 많지만 물량보다 중요한 것은 도입 시점을 당기는 것”이라며 “변이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기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니 2회 접종 말고 3회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확보한 물량의 3분의 2로 백신이 줄어들게 된다. 이런 상황까지 감안해서 추가 구매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이지혜 서혜미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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