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전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하는 의료진의 페이스실드에 땀이 맺혀있다. 연합뉴스.
오는 13일 종료되는 수도권 ‘준3단계 거리두기’ 연장여부를 두고 방역당국은 12일 “정부 내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일째 100명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을 통해 “거리두기의 강도, 지속기간 등에 대해 생활방역위원회 등을 통해 전문가들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정부 내에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수도권의 방역 수위를 3단계에 준하는 조처로 강화했다. 이후 13일까지 이 조처를 연장한 바 있다.
권 부본부장은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2~3월의 대구·경북 당시의 유행과 비교해 이번 수도권 유행은 유행 초기부터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인구 자체가 수도권이 더 많고 교통량 등을 볼 때 다른 지역으로의 조용한 전파 또는 감염 확산이 용이하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권 부본부장은 “하루 발생하는 환자의 규모가 대구·경북 당시의 유행보다 이번 수도권의 발생 상황이 좀 더 많다”고 덧붙였다.
이날도 수도권 감염 고리를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 발생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12시 기준 방대본 집계를 보면,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과 관련해 4명이 추가 확진돼 이 병원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23명이 됐다. 서울 영등포구 일련정종 서울포교소에서는 1명이 추가로 양성판정을 받았고, 누적 확진자가 23명이 됐다. 서울 송파구 쿠팡 물류센터 관련, 접촉자 조사 중 종사자가 거주하는 고시원 등에서 3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19명으로 늘었다. 경기 이천시 주간보호센터와 관련해선 4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18명으로 늘었다. 서울 강남구의 보건산업 관련 업체와 관련해 이날까지 총 1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지난달 15일 서울 도심 집회와 관련해 확진자가 1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565명이다.
다만 권 부본부장은 “이번 주 코로나19의 발생 추이를 보면, 지난달 하순 (일일 신규 확진자)400명대의 급속한 확산세는 일단 꺾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어느 정도 감염규모를 억제하며 좀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거리두기에 전력을 다해주신 국민들 덕분이다. 특히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눈물과 희생이 있음을 국민 모두가 알고 계실 것”이라며 “일상보다는 방역에 무게를 두는 조치를 결정할 때마다 저희 방역당국도 항상 죄송한 마음이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께 거듭 위로의 말씀 드린다”고 전했다. 권 부본부장은 또 “이번 주말 외출과 모임을 자제하시고 안전하게 집에서 시간을 보내주시기를 요청드린다”며 “종교행사는 비대면으로, 특히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들은 사람이 많은 장소의 외출을 삼가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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