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50대 암 환자를 포함해 코로나19 확진자가 6명이 나온 3일 오전, 이 병원 출입문이 닫혀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병동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200여명에게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일 만에 100명대로 줄었다. 방역당국은 “2단계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수도권 ‘준 3단계 거리두기’ 조치의 연장 여부를 4일 결정하는 한편, 이동량이 늘어나는 추석에 대비한 방역 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3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95명으로 지난달 중순 이후 처음 100명대 수준으로 내려왔다. 특히 서울의 신규 확진자는 69명으로, 지난달 14일 이후 가장 적었다. 신규 환자는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현재로선 매우 아슬아슬한 상황”이란 것이 방역당국의 평가다. 수도권의 신규 환자가 나흘째 100명대를 유지하는데다, 종교시설·소모임·의료기관·요양시설 등에서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지금은 흔들리는 공든 탑을 바로잡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선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에 근무하는 당 사무처 소속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근 일주일 동안 서울에서는 모두 7개 의료기관에서 의료진 13명, 환자 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코호트(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이날 5명이 추가 감염된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해 한양대병원·혜민병원·녹색병원·부민병원·중앙보훈병원이 현재 격리 중이다. 이 밖에도 강서구 항공보안업체(10명), 서초구 장애인교육시설(8명), 인천 서구청(17명), 경기 가평군 리앤리시시(CC)골프장(4명), 충남 청양군 김치공장(19명) 등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는 등 전국에서 산발적인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는 환자가 증가하는 속도보다 감소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경향을 보여 인내가 필요하다. 추적조사·검사·격리치료로 유행의 불을 끄고 피해를 수습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자원이 소모되고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 때문”이라며 거리두기에 계속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도 병원, 요양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져 “‘준 3단계’ 거리두기 해제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두자릿수로 떨어져야 전반적인 통제와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환자 발생 양상, 집단감염 분포 등을 고려해 수도권 준 3단계 거리두기 조치의 연장 여부를 4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추석 연휴에 대비한 방역대책도 준비 중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추석 전까지 최대한 확진자 수를 안정화하고, 추석을 거쳐 확진자가 증가하지 않도록 막는다는 원칙 아래 추석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 △검사·자가격리·역학조사 운영 방안 △치료 등 의료서비스 제공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한편, 이날 위중·중증 환자는 31명 늘어난 154명으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수도권에서 갑자기 늘어난 환자들의 중증도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앙임상위원회, 대한중환자의학회와 티에프(TF, 대책팀)를 만들어 중환자 분석과 중증도 분류, 병상 추가 확보 등의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다해 서혜미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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