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만명을 넘은 1일 중랑구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처음 세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중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위중증 환자는 104명으로 지난주보다 2배 넘게 늘었는데, 중환자가 즉시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전국에 43개뿐이다. 누적 확진자는 1일 2만명대를 넘어섰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전날보다 25명 늘어난 104명이라고 집계했다. 불과 일주일 전인 8월25일에 37명이었는데, 그사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대구 신천지예수교회발 집단감염이 번졌던 2~4월 1차 대유행 때도 위중증 환자가 가장 많았던 날이 93명(3월23일)으로 100명에 못 미쳤다.
당시보다 전파 규모가 작은데도 위중증 환자가 급증한 것은 교회와 집회를 중심으로 고령층 환자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일례로 최근 가장 큰 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분포를 보면, 누적 확진자 1083명 가운데 60대 이상이 437명으로 40%가 넘는다. 전체 위중증 환자의 82.6%(86명)가 60대 이상이기도 하다.
방역당국은 이번주까진 위중증 환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신규 확진자 발생 후에 위중증으로 전환되는 순간은 대개 일주일에서 열흘 뒤라고 판단하고, 한달을 전후해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시차를 보인다”며 “지난 26일께 4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주 일요일까지는 계속 위중증 환자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난 31일 기준 수도권의 중환자 ‘즉시가용병상’은 9개에 불과하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도 43개뿐이다. 즉시가용병상은 확진자용 병상 가운데 인력·장비 등 의료자원이 완비돼 환자가 바로 입원해도 되는 병상을 뜻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상급종합병원과 협의해 지난주부터 중증환자 치료 병상을 43개 신규 확충했고, 추가로 병상을 확충하기 위해 충분한 손실보상 기준을 마련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의 진료거부로 인해 중환자 병상을 운영하는 인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인력이 있다면 좀 더 병상을 확보해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235명으로, 누적 확진자가 2만182명으로 늘었다. 서울 영등포구 권능교회, 도봉구 운동시설, 경기도 시흥시 음악학원, 광명시 나눔누리터, 용인시 새빛교회 등에서 집단 발생이 추가로 확인됐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확진자 발생 추이가) 크게 내리막을 보이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가장 위험한 세번째 고비 중에 있는데, 지금이 그 고비의 서막일지 한가운데일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이날 “(고령의 위중 환자는) 비교적 조기에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가능케 하는 중환자실 환경과 시스템 마련을 보건당국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기존 치료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50명에게 에크모 치료를 시행한 결과 34명(68%)이 호전돼 에크모를 제거했고, 32명(64%)이 생존하는 등 희망적인 임상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다해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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