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 계획 등에 반대하는 전국 의사들의 2차 집단휴진을 하루 앞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그거 아세요? 당신은 참 멋진 사람이라는 걸’이 적힌 구름다리를 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더라도 유행이 완전히 종식되긴 어렵고 마스크 착용보다 효과가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료계의 진단이 나왔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25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은 아무리 빨라도 내년 봄, 앞으로 최소한 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며 “백신을 학수고대하지만, 100% 확산을 예방하거나 사망률을 줄이는 백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이 우리가 쓰는 마스크의 예방 효과보다 더 좋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중앙임상위원회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주치의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오 위원장은 이런 전망의 근거로 “호흡기 질환 백신은 통상 다른 백신만큼 완벽한 효과를 얻지 못한다”는 점을 들었다.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호흡기 중 기도 점막, 비강(코) 등은 우리 몸 밖에 있는데, 백신으로 형성된 항체는 몸 밖으로 나올 수 없어 호흡기 질환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점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코로나19 백신 허가 기준이 질병 예방 효과 50%이고, 인플루엔자 백신의 예방 효과도 50%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 위원장은 “설령 백신이 나오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팬데믹(대유행)을 종식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마스크 쓰기, 거리 두기, 손 씻기 등 개인방역 수칙을 지키는 게 어떤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백신이 어느 정도의 확산과 질병 중증도를 덜어주겠지만 일상과 방역의 균형을 찾아 나가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일상생활 중 대화, 노래, 과격한 운동 등 감염에 취약한 행동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입으로 숨을 쉬면 바이러스가 직접 폐로 들어가 감염도 쉽고 중증 폐렴에 걸릴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도 중요하지만, 입으로 숨 쉬는 활동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필요성에 관해서는 “사회·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 조치가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중앙임상위는 이날 ‘코로나19 진료권고안’을 내어, 렘데시비르의 조기 증상 호전 효과와 덱사메타손의 사망률 감소 효과 이외에 효과를 인정할 만한 치료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국내 코로나19 발생 초기 쓰였던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나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등은 이득이 없어 더 이상 치료제로 추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와 덱사메타손은 각각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 알레르기·염증 치료제로 개발된 제품이다. 중앙임상위는 또 젊고 지병이 없는 코로나19 환자에는 항바이러스 치료가 불필요하고 고령과 지병이 있는 중증의 환자 위주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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