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중랑구 금란교회 새벽기도실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교인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중 랑구와 금란교회 등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방문자로 확진 판정을 받은 금란교회 교인 ㄱ씨가 지난 12일 저녁과 13~14일 새벽에 금란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9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300명에 육박하는 등 가파르게 늘고 있다. 최근 2주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200명에 이르고 불특정 다수가 참여한 15일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도 속속 나오고 있어 앞으로도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를 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97명이다. 최근 엿새 동안에만 확진자가 1200명 이상 늘었다.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이날 낮 12시 기준 623명(누적)으로 불어났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경우 언제 어디서든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며 “지금이 대규모 유행이 전국으로 번질 것인가,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결정할 중대한 고비가 되는 한 주라고 본다”고 밝혔다.
문제는 앞으로도 확진자 증가 곡선이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사랑제일교회발 ‘엔(n)차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대본의 이날 낮 12시 기준 집계를 보면, 사랑제일교회 확진자가 종사하거나 이동, 거주한 시설이 114곳에 이른다. 콜센터(4곳), 직장(44곳), 사회복지시설(10곳), 의료기관(9곳), 종교시설(5곳)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가운데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18명), 롯데홈쇼핑 신한생명보험 콜센터(10명) 등 11곳에서 50명의 2차 전파 사례도 나왔다. 교회 간 2차 전파만 22명으로,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비수도권 지역의 모든 교회에서도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는 등 수도권 교회에 준하는 조처를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아직 방역당국 검사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거나 소재·신원 파악이 어려운 약 1000명의 검사대상자가 남아 있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은 이번주 후반 들어 사랑제일교회 관련 엔차 감염 사례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5~7일 뒤부터 환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말로 갈수록 숫자가 늘어나 주말이 1차 기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뒤 확진된 이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역적으로도 수도권은 물론 경북, 부산, 충남 등 전국에서 최소 10명(19일 낮 12시 기준)의 관련 확진자가 나온 상태다. 방역당국은 “이들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성이 없는 확진자로, 집회에서의 접촉으로 인한 추가 감염 우려가 현실화됐다”며 “(확진된) 10명은 자발적으로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은 경우라 앞으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이 없는 확진자는 600명을 넘어선다.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가 누적되고 있는 점도 확진자 수를 키울 요인이다. 지난 2주간(6~19일) 누적된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는 220명(전체 확진자 1602명 가운데 13.7%)에 이른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검사에 잘 협조했다면 이미 일일 신규 확진자가 400명을 넘었을 텐데 지금은 확진자가 매우 천천히 나오고 있다”며 “이미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다른 지역사회 전파를 통해 동시다발 확진도 나오고 있어 상당 기간 (수백명씩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승관(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도 “경로 불분명 환자 발생 양상을 봤을 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효과가 나타날 2주 뒤까지는 현재와 같은 유행이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하얀 박다해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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