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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스너피, 체세포 복제냐 할구이식 복제냐 논란 여전

등록 2006-01-16 19:17수정 2006-01-16 19:27

“체세포 핵이식 아니라도 DNA 일치할 수 있다” 의혹 제기
어미개 체외수정 시술 흔적 없다면 황교수팀 반증 가능

황우석 교수팀 연구에 대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진실 규명은 과학적 검증에서 검찰 수사 단계로 넘어갔다. 그러나 조사위의 최종보고서에도 불구하고 스너피와 처녀생식 등은 여전히 과학적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수정란 할구이식 복제 가능성 논란=서울대 조사위는 2005년 8월 <네이처>에 발표된 세계 최초 체세포 이식 복제개 ‘스너피’는 유전자 검사 결과 “스너피가 할구분할이나 초근친교배에 의해 생성된 것이 아니라 체세포 복제에 의해 생성된 개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체세포 제공을 한 ‘타이’(아프간 하운드종)와 ‘스너피’의 DNA(디엔에이) 지문이 일치하고, 난자 제공견(잡종)의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지문이 타이와는 불일치한 데 비해 스너피와는 일치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스너피와 타이, 대리모인 ‘심바’(리트리버종)의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 지문은 서로 달랐다. <네이처>가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에 의뢰해 얻은 결론도 똑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너피가 ‘수정란 할구이식 복제’ 방식으로 태어났다면 조사위가 한 유전자 검사로는 밝혀낼 수 없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네이처>로부터 의뢰를 받아 유전자 검사를 맡았던 일레인 오스트랜더 박사는 미국 일간지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와의 인터뷰에서 “유전자 검사로는 스너피가 타이로부터 채취된 체세포 핵이식에 의해 복제된 것인지 배아 세포로 복제한 것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체세포 핵이식은 △체세포에서 핵을 빼내고 △그 핵을 핵을 제거한 난자에 집어넣고 △전기 충격을 주어 난자를 수정란 상태로 만드는 방법을 쓴다. 스너피를 수정란 할구이식 방법으로 만들려면 좀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먼저 △임의의 수컷 개 정자와 암컷 난자를 체외수정시켜 수정란을 만들고 △8세포기까지 자라게 한 뒤 △이를 쪼개(할구 분할) △한 할구는 타이의 어미 개 자궁에 착상시키고 △다른 할구는 냉동을 해 3년 동안 보관한 뒤 △녹인 할구에서 핵을 빼내고 핵이 제거된 난자제공견의 난자에 이식해 △대리모 심바의 자궁에 착상시킨다.



수정란 할구이식 복제 방식은 다른 동물들에 적용돼왔다. 황우석 교수는 1995년 이 방식으로 우유를 다량 생산하는 ‘슈퍼소’를 복제했다. 1998년에는 <대한수의학회지>에 이병천 교수 등을 공저자로 한 관련 연구 논문을 싣기도 했다. 이 방식으로는 영장류 복제도 가능하다. 미국 오리건대의 돈 울프 교수는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 직후인 1997년 수정란 할구이식 방식으로 원숭이를 복제했다.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는 체세포 핵이식 방식으로 원숭이 복제를 시도하다 2003년 <사이언스>에 “영장류 복제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고 선언했다.

할구이식 복제는 체세포 핵이식보다 과정이 복잡하지만, 복제가 쉬워 그만큼 과학적 성과는 작다. 오스트랜더 박사는 “성체세포를 이용한 핵이식 복제가 수정란 할구를 이용한 핵이식보다 어려운 것은 ‘유전자 재프로그래밍’ 때문이다”고 밝혔다. 유전자 재프로그래밍은 염색체에서 생기는 현상으로, 염색체에서 실처럼 생긴 디엔에이 분자가 실패에 해당하는 히스톤 단백질에 감겨 있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체세포 핵이식의 경우 이 유전자 재프로그래밍을 수정란 방식으로 바꿔줘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 할구이식의 경우에는 이미 수정란 유전자 재프로그래밍이 이뤄져 있는 상태라 복제가 쉽다는 것이다.

이렇듯 체세포 핵이식 방식이 어려워 복제가 실패하거나 기형 동물이 탄생하는 비율이 높다. 이에 따라 스너피 복제 과정에 한마리의 복제견이 폐렴으로 죽었다는 논문의 보고 내용은 과학계의 의혹을 사고 있다.

그러나 체외수정으로라도 개를 복제한 기록이 없는데, 이런 방식으로 타이가 태어났다면 황 교수팀이 굳이 숨겼겠는가라는 반론도 설득력이 있다. 또 할구이식으로 착상하려면 타이의 어미 개에 체외수정 시술 자국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황 교수팀이 그 개에 아무런 상처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면 이런 의혹을 쉽게 반박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네이처>가 서울대 조사위와 자체 유전자 검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조사를 계속하고 있어 연구팀에게는 반박 증명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는 13일(한국시각) <네이처>가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자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일란성 쌍둥이여야 마커 모두 일치→일란성은 동성→수정란 불가능→설득력 없어

1번 줄기세포 단성생식이냐 류영준 수정란 세포냐?

서울대 조사위가 황우석 교수팀과 미즈메디병원 등이 가지고 있는 1번 줄기세포가 처녀생식(단성생식)에 의한 산물로 보인다고 발표한 가운데 일부 언론이 류영준 연구원이 실험했다는 수정란 유래 줄기세포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낳고 있다.

의문은 지난해 12월26일 황 교수와 미국 피츠버그대의 박종혁 연구원이 전화통화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제기됐다. 통화 녹취록에는 황 교수가 “박을순(연구원)이 ‘류영준이가 인공수정도 했다’는 말을 했느냐”고 물은 데 대해 박 연구원이 “박을순이 ‘류영준이 자기 정자를 써서 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돼 있다. 박 연구원은 “류 연구원이 수정란 배반포 배아를 복제 배반포 배아라고 해서 준 적이 있다고 박을순에게 들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서울대 조사위는 최종보고서에서 “48개의 마커에 대해 검사한 결과 난자 제공자 ㄴ씨에서 40개 마커가 이형접합이었고, 8개가 동형접합이었다. 1번 줄기세포에서는 40개가 ㄴ씨와 동일한데 32개는 이형접합으로, 8개는 동형접합으로 일치했다”고 밝혔다. 동형접합은 대립유전자가 AA식으로 짝을 이룬 것을, 이형접합은 Aa식으로 짝을 이룬 것을 말한다.

1번 줄기세포가 수정란으로 만들어졌다면, 마커 40개가 ㄴ씨와 일치했으므로, ㄴ씨와 정자 제공자가 마커마다 대립유전자를 적어도 하나씩은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두 사람이 일란성 쌍둥이라면 이런 공유가 쉽게 설명된다. 그러나 일란성 쌍둥이는 성별이 같으므로 수정란이 생길 수 없다.

정자 제공자와 난자 제공자가 친남매 사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이런 상황이 발생할 확률은 2의 80승 분의 1에 이르러 사실상 0와 같아진다.

또한 류 연구원이 수정란 시료를 박 연구원한테 줘 2004년 논문의 디엔에이검사를 조작했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이럴 경우라면 난자 제공자 디엔에이지문과 논문의 줄기세포 디엔에이지문이 달라야 한다. 그러나 조사위 보고서에는 ㄱ씨의 디엔에이가 논문의 줄기세포 디엔에이지문과 일치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 서울대 조사위 조사에서 황 교수팀이 체외인공수정법을 이용해 수정란 줄기세포를 만드는 실험을 한 기록이 발견된 적도 없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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