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논문 조작은 과학계 조작사건들의 전형적인 사례로 내부자가 나서기 전에는 이를 밝혀내기가 어렵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15일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과학면 전면을 할애해 미국내 논문조작 사례들을 분석한 기사에서 황교수 사건은 미국에서 밝혀진 조작사건들과 놀랍도록 비슷하다며 일부 과학자와 윤리학자들은 "황우석은 '전형적인 위조꾼(typical faker)임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교수 사건이 대대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그의 거짓말이 '범위나 창의성에서' 다른 조작들과 크게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조작을 시도한 분야가 고도의 첨단 과학분야이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해 미 연방연구윤리국(ORI)에 접수된 논문 조작 의혹이 265건에 달했지만 실제 조작 사실이 밝혀진 경우는 10여건에 불과했다며, 연구자들이 직접 조작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고 이런 경우 밝혀내기가 아주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이언스를 비롯한 과학 저널 편집진은 황교수 사건을 계기로 논문 심사절차의 강화를 다짐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작심하고 속이려드는 극소수 과학자들을 적발해낼 수 있는 실질적 방법이 있을지에 회의를 표시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황교수 사건을 포함해 조작 사실이 밝혀진 경우는 거의 모두 동료나 전직 연구원이 이를 폭로함으로써 전모가 드러났다는 것.
따라서 일단 전문분야의 조작에 나선 사람들은 거짓이 탄로날 때까지는 장기간 거짓말을 계속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어딜 샴무 메릴랜드대 교수는 논문을 조작하기 위해서는 "아주 정교한 작업을 할 필요도 없다. 배양균을 가지고 그게 다른 것이라고 하거나, 난자를 쓰고서도 안썼다고 하면 된다"며 "줄기세포 같은 첨단분야가 아니었다면 이건 여러 해 동안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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