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관계자들이 16일 오후 부산 영도구 한 조선소에 정박한 러시아 선적 원양어선 주변에서 소독을 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 배에서 이날 오후 7시까지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지난 14일 함께 귀국한 이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34명으로 늘었다. 부산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선박들에선 이틀 사이 18명이 새로 확진됐다. 최근 2주간 발생한 신규 환자는 국외 유입 사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61명 가운데 47명(내국인 28명, 외국인 19명)이 국외 유입 사례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20명은 이라크에서 귀국한 한국인 노동자들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까지 확진된 14명을 포함해) 한국인 건설 노동 관련 확진자 34명을 확인했다. 이들은 이라크에서 카타르까지는 전세기를 이용했고, 카타르 도하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는 카타르항공(QR858)에 탑승했다”고 밝혔다. 이 비행기 탑승자는 216명이었는데, 그 가운데 50명이 공항 검역 단계에서 의심 증상을 보여 진단검사를 받았고 이틀 사이 2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6명은 지역사회 격리 중에 확진됐다. 권 부본부장은 “자가격리 중 발견되는 (환자)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 감천항으로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했다. 원양어선 레굴호(825t·선원 29명)에서는 15~16일 16명이 확진됐고, 1명은 재검사 중이다. 이날 오전 입항한 원양어선(2058t·선원 64명)과 전날 입항한 냉동냉장선(2461t·선원 17명)에서도 1명씩 양성 판정을 받았다. 최근 2주간(지난 3~16일) 발생한 확진자 708명 가운데 국외 유입 사례는 357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한편, 경기 시흥시 ‘시흥 서울대 효 요양병원’에서 전날 입원 환자 1명이 확진된 뒤 이뤄진 전수검사에서 2명이 추가 확진됐다. 권 부본부장은 “확진자 중 1명이 미열과 가래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6일 만에 검사를 받은 사례라 추가 확진자 발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하얀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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