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성동구청 직원이 관내에 있는 PC방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코로나19 완치자가 신규 확진자보다 많이 나오면서, 격리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1월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 53일 만이다. 다만 방역당국은 신천지예수교 관련 집단발병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영향이라며, 최근 국외 유입 사례가 조금씩 늘어나는데다 지역별 감염도 계속 나와 전반적인 확산세 둔화로 보긴 이르다고 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110명이 새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7979명으로 늘었다고 집계했다. 신규 완치자 수는 177명으로, 이날 처음으로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완치된 이들이 새로 확진된 환자보다 많아지면서, 격리치료 중인 환자도 전날 7470명에서 7402명으로 줄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구·경북 지역에서 일제히 많이 진단됐던 사례들이 2~3주가 지나면서 차츰 검사 결과 음성이 확인돼, 격리해제자가 (확진자가) 증가한 속도만큼 생길 수 있다”며 “이는 신천지예수교와 관련된 집단유행이 정리되는 패턴으로, 이것을 가지고 (전반적인 전파 속도가) 둔화됐다고 이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신천지예수교와 무관한 감염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국외 유입 감염도 다시 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대구의 신규 확진자가 61명으로 이전에 견주면 큰폭으로 줄었는데, 신천지 신도 관련 확진자가 9명, 일반 시민이 52명이었다. 최근 유럽에서 입국한 뒤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20대 프랑스인 여성과 용산구의 30대 폴란드인 남성은 각각 9~10일 입국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 본부장은 “최근 유럽 입국자가 확진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일본,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들어오는 학생도 중국발 입국 학생과 마찬가지로 입국 뒤 2주 동안 등교 중지·자율 격리 대상이 된다고 이날 밝혔다.
수도권 최대 집단감염으로 번진 서울 구로구 콜센터 관련 추가 전파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구로구 콜센터 직원 ㄱ씨와 부천시 소사본동 생명수교회에서 접촉한 확진자 ㄴ씨는 부천하나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에 취약하고 중증 환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요양병원이 또다시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ㄴ씨는 요양병원에서 182명과 접촉했는데, 병원은 같은 층에 근무한 의료진 및 환자 93명에 대해 이날 코호트(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의 경로가 오리무중인 가운데, 같은 층에서 통로 등 공간을 공유하는 직원들 간의 접촉으로 인한 전파로 파악하고 역학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정 본부장은 “만약 공기 전파라면 다른 층에서 환자 발생이 많이 생겼어야 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콜센터 11층의 좌석 배치도를 보면 굉장히 밀접하게 앉아 있어 근접해 있는 동료 간 전파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해양수산부 역시 동일한 층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끼리 주로 전파가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대구·경북 지역 신규 확진자가 줄어드는 흐름과 또 다른 집단감염 발생 가능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를 조절할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이번 주말과 다음주까지 유행 상황을 보고 (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시도가 있는 등 지역 간 차이가 있어 고민스럽다”고 밝혔다.
박다해 김기성 기자
doa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