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노인복지시설인 경북 봉화푸른요양원에서 방역 담당 직원들이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을 앓아온 건강 취약층이 밀집한 요양원 등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세를 잡으려면 이런 산발적인 집단감염을 빠르게 차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전체 확진자의 71.7%가 집단감염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에 집단시설 감염 예방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경북도의 발표를 종합하면, 코로나19 확진자는 6593명(오후 4시 기준)으로 전날보다 505명 늘었다. 이날까지 108명이 격리해제됐고 사망자는 44명으로 늘었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의 양성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경북지역 내 노인복지시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 봉화 푸른요양원(51명)과 경산 행복요양원(8명)을 중심으로 도내 노인복지시설 12곳에서 12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푸른요양원은 전체 입소자(56명)와 종사자(61명)를 상대로 검사를 벌이고 있어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경북 봉화해성병원도 추가 원내 감염의 우려가 있다. 앞서 푸른요양원 입소자 2명이 지병 치료를 위해 해성병원에 입원했다 확진판정을 받았다. 44번째 사망자(91살 여성)도 해성병원에 입원해있던 환자로 4일 숨진 뒤 이날 사후 양성판정을 받았다. 해성병원은 4일부터 응급실을 포함한 병원 전체를 폐쇄하고 환자(44명)와 의료진(57명), 요양보호사(6명) 전원을 대상으로 검사 중이다.
100명 넘는 확진자가 나온 경북 청도대남병원과 같은 건물에 있는 군립청도노인요양병원에선 환자·직원 등 3명이 새로 확진됐고, 이 가운데 한명이 사망했다.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것은 물론이고 집단감염이 발생한 5층과 층을 분리해 ‘클린존’을 유지해온 곳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요양병원 입원 환자였던 사망자는 지난달 18일 이후로 가래와 발열 증상 등이 이어져 그간 4차례나 코로나19 검사를 했으나 모두 음성이 나왔었다. 숨진 뒤 다시 시행한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이달 2~3일께 병원 안에서 공동노출이 있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의 확산세는) 소규모 유행을 조기에 발견하고 집단시설에서의 노출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차단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에 따라 추가 확진자의 규모가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역학조사할 때 제일 어려운 것이 발병일을 잡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피곤함이나 권태감부터 시작할 수 있는데, 그러다가 기침·열이 생기고 일주일 뒤에 폐렴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초기 증상이 미미할 때 빠르게 전파되는 코로나19의 특성이 방역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확진자 한명이 발견돼 역학조사에 들어가면 이미 감염된 사람이 2~3명 더 생긴 상황이라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 254개를 이달 중 새로 확보하기로 하는 등의 대책도 이날 내놨다. 현재 국가지정 의료기관에서 운영 중인 음압병상은 198개인데, 이번주에 77개 병상을 확보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대병원은 교수연구동을 병실로 개조하고 일반 중환자실을 음압 중환자실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날 기준으로 중증환자는 26명, 위중환자는 31명이다.
박다해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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