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두 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호두, 땅콩, 밤 등 부럼을 파는 가게 앞이 한산하다. 평소라면 한참 북적거려야 하는 대목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평소 손님의 70%가 줄었다고 한 상인은 말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23번째 환자(57·중국인 여성)가 증상 발현 하루 전날 대형 백화점과 마트 등을 다닌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해당 점포들이 7일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이날 우한에서 입국해 임시생활시설에서 머물고 있는 교민 한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국내 확진자는 모두 24명으로 늘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19~23번째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경과를 발표했다. 23번째 환자는 지난 2일 정오께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퇴실한 뒤 걸어서 롯데백화점 본점(낮 12시15분~1시19분)에 갔고, 이후 지인의 차를 타고 이마트 마포공덕점(오후 2시18분~4시9분)을 방문했다가 서대문구 숙소로 이동했다. 이 환자는 우한 입국자로 전수조사 대상이었지만 소재 파악이 안 되다가 지난 6일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중대본은 이날부터 발열·호흡기 증상 발현 전날부터의 환자 동선을 공개하기로 했는데, 23번째 환자의 경우 3일부터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열이 오른 것은 5일이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이마트 마포공덕점, 프레지던트호텔은 이날 오후 보건당국의 통보를 받고 방역을 위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다만 보건당국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연에서 2~3일 생존”하기 때문에 장기간 해당 장소를 폐쇄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중대본은 자가격리가 의무화되는 23번째 환자의 접촉자 수는 아직 파악 중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또 중대본은 “서대문구 민박숙소가 동선 공개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서는) 숙소에 머무는 동안 일행 외에 추가 접촉자가 포함되지 않아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대본은 또 싱가포르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귀국한 19번째 환자(36·한국인 남성)의 접촉자가 현재까지 54명이라고 공개했다. 이 환자는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지난달 31일 이후 5일 자택 격리되기 전까지, 성남 분당에 있는 회사와 서울 송파구의 음식점과 쇼핑몰, 호텔 등을 들렀다. 중대본은 이날 기준 국내 확진자들의 접촉자는 모두 1386명이며, 이 가운데 1083명이 격리 중이라고 집계했다.
이날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임시 격리생활 중인 우한 교민(28·한국인 남성)이다. 이 환자는 지난달 중순 13번째 환자(우한 교민)와 중국 출장을 떠났다가 이번에 1차 전세기편으로 함께 귀국한 경우다. 두 사람은 같은 직장에 다니는 동료 사이다. 중대본은 “추가적으로 임시 격리 중인 교민 내에서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보연 박다해 김윤주 기자
whyn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