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경기 고양시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고양기지에서 방역작업자들이 케이티엑스(KTX) 열차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고양/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23번째 환자는 이번 감염병의 집단발병지인 중국 우한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뒤 연락이 닿지 않았던 사람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이 우한 입국자를 대상으로 벌여온 전수조사에서 6일 현재 여전히 행방을 모르는 사람은 2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입국 당시에는 증상이 없다가 23번째 환자처럼 뒤늦게 발병되는 경우도 있어, 감염 경로를 특정하기 어려운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신종 코로나에 걸린 환자가 추가로 4명 더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우한에서 들어온 58살의 중국인 여성(23번)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입국한 23번째 환자는 보건소 조사에서 발열이 확인돼 검사한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충남 소재 대학에 유학 중인 자녀를 만나려는 목적으로 입국했고, 우한에서 들어왔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공항 검역망에서 포착되지 못했다.
이날 중대본은 23번째 환자에 대해 “우한 거주자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감염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한에서 감염된 상태로 와서 발병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함께 있던 다른 중국인 7명은 음성으로 확인됐다.
앞서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달 13일부터 26일까지 우한에서 입국해 있는 이들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조사 대상자는 2991명에 이른다. 중대본은 잠복기가 지났거나 한국을 떠난 출국자(1568명·5일 오후 3시 기준)를 제외하고 271명이 모니터링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달 28일부터 실시됐다.
문제는 연락이 닿지 않는 외국인 29명의 증상 발현 여부 등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그나마 23번째 환자의 소재는 서울시와 경찰이 5일 서대문구의 한 민박 건물이라는 점을 파악해 구청 쪽에 전달했지만, 연락이 두절된 다른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추적할 수 있을지는 오리무중이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이 환자는 거의 비슷한 시각에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신고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주소가 겹치면서 보건소에서 현장에 나가 검체를 채취하고 격리 조처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외국인은 소재를 파악하기가 좀 어렵긴 하지만, 현재 경찰청에서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보며 추적하는 등 다양한 수사기법으로 소재지를 찾고 있고, 그런 경로를 통해 확인한 외국인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23번째 환자가 지난달 23일 한국으로 들어온 뒤 6일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상세한 이동 경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박수지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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