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서 25년째 의료봉사를 해 온 이석로 원장이 올해 아산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1994년부터 방글라데시 꼬람똘라병원에서 의료 봉사를 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제31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가 됐다고 15일 밝혔다.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이 원장은 전문의 자격을 획득한 뒤 1994년 꼬람똘라병원 의사 모집 공고에 지원했다.
파견 당시 부인과 생후 18개월인 아들과 함께 했으며, 애초 3년 동안만 머물려다가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자 지금까지 일해 오고 있다. 이 원장은 꼬람똘라병원이 자립할 수 있도록 병원 체계를 갖추는데 기여한 것은 물론 해마다 8만명 이상의 빈곤층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또 교육 기회가 없어 직장을 갖기 힘든 방글라데시 여성들을 위해 간호학교를 설립해 자립을 도왔으며, 장학사업과 임산부 대상 산전 진찰 및 교육 사업 등을 해 왔다.
아산상 의료봉사상에는 소록도 한센인 의료봉사로 시작해 지금은 아프리카 에스와티니(옛 스와질란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오지 빈민층의 건강증진과 교육, 지역개발을 위해 42년 동안 헌신한 김혜심(73) 박사가 선정됐다. 중앙대 약대를 졸업한 김 박사는 1976년부터 소록도병원에서 8년 동안 일했고, 1983년 원광대 약대 교수가 된 이후에도 12년 동안 소록도 봉사를 이어갔다. 1995년부터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에스와티니에서 빈민 대상 보건·의료사업과 교육 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석로(왼쪽) 꼬람똘라병원장이 방글라데시 현지에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 제공
아산상 사회봉사상에는 1973년부터 46년 동안 서울 강서구, 경기 수원, 전북 완주, 전남 담양 등 네 곳에서 무의탁 노인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는 ‘가난한 이들의 작은자매회(대표 이상옥 헬레나 수녀)’가 선정됐다. ‘경로수녀회’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 자매회는 1840년대 프랑스에서 설립됐으며, 1971년에는 우리나라에 외국인 수녀 3명을 파견해 양로원 개원을 준비했다. 현재는 전국 네 곳의 양로원에서 30명의 수녀가 210명의 노인을 돌보고 있다.
아산상은 1989년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격려하자는 뜻에서 제정됐다. 재단은 아산상 수상자에게 상금 3억원,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 수상자에 각각 1억원 등 6개 부문 12명(단체 포함) 수상자에게 총 7억7천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시상식은 11월 25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김양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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