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희귀 림프종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인공유방 보형물을 이식한 뒤 실제 암에 걸려 치료를 받을 경우 환자가 내야 할 병원비는 제조사인 엘러간사가 보상하기로 했다. 거친 표면을 가진 인공유방 보형물은 희귀 림프종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내에서도 지난달 회수 조처가 내려졌으며, 지난달 16일에는 국내 첫 인공유방 보형물 관련 림프종 사례가 확진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엘러간사와 그동안 인공유방 이식 뒤 암 등에 걸린 환자에 대한 보상 대책을 협의한 결과 관련 희귀 림프종이 확진돼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는 환자가 내야 할 병원비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우선 인공유방 관련 희귀 림프종을 확진 받은 환자는 진료 및 치료 등을 받을 때 건강보험 적용 혜택을 받는다. 이 때 환자가 내야 할 본인부담금과 비급여는 엘러간사가 전액 보상하기로 한 것이다. 또 인공유방 보형물은 평생 무상으로 교체받을 수 있다.

의사가 판단해 희귀 림프종이 의심될 경우 이를 확진하기 위한 병리검사 및 초음파 등 관련 검사 비용에 대해서는 1회당 120만원까지 엘러간사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에서의 보상과 같은 수준이다. 림프종 진단을 위해서는 세포학적 검사 등 3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를 받은 경우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예방 차원으로 보형물을 교체하는 경우에는 엘러간사는 희귀 림프종과는 관련이 없는 매끄러운 표면 인공유방 보형물을 2021년 7월 25일까지 약 2년 동안 무상으로 제공한다. 다만 이 경우 보형물 제거 수술 비용이나 증상이 없는데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경우에 필요한 비용은 보상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의 조건이다.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환자는 우선 진료 및 검사를 받은 뒤 진료내용을 포함한 증빙서류 등을 구비해 엘러간사에 전자우편(이메일) 또는 우편 등과 같은 방법으로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엘러간 누리집(allergan.co.kr) 및 고객센터(02-3019-4400)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 실제 보상 사례, 해외 보상 동향 지속적으로 추적관찰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엘러간사와 추가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