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질환이라도 먹는 약물 갯수가 많은 즉 ‘과다복용’하면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해 2012년 기준 65살 이상이고 1년 동안 약물 처방이 270일 이상이며 입원이 없는 300만7620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5개 이상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사망 위험이 2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과다복용이 위험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는 국내 대규모 자료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먼저 5개 이상의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노인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런 처방이 입원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상자 가운데 5개 이상의 약물을 처방받은 사람은 46.6%였으며, 이들은 4개 이하의 약물을 처방받은 사람보다 노인이나 특정 질환이 동반될 경우 피해야 할 약물 등이 포함된 ‘부적절 처방률’이 32.2%포인트 더 높았다. 또 연구 대상자를 상대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추적한 결과, 5개 이상의 약물을 처방받은 사람은 4개 이하 처방 집단보다 입원 및 사망 위험이 각각 18%, 25% 더 높았다. 아울러 처방 약물 개수가 늘어날수록 입원 및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1개 이상 약물을 먹는 집단은 2개 이하 복용 집단보다 입원 및 사망위험이 각각 45%, 54%까지 증가했다.
질환별로는 급성심근경색이 과다 약물 복용 비율이 80.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심부전(74.2%), 반신마비(73.6%), 만성콩팥병(73.5%) 순이었다.
질환별 과다 약물 복용 비율.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건강보험공단 급여이사는 “노인환자에서 과다한 약물복용은 부적절한 약물 사용의 빈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입원 및 사망 위험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건강보험공단은 약사 등 전문가가 여러 약을 먹는 대상자를 방문해 약물 이용 상태 점검하고, 약물 이용 개선을 위해 3개월 동안 상담을 제공하는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양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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