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지역에서 올해 처음으로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돼 말라리아를 옮길 수 있는 ‘얼룩날개모기’가 발견됐다. 경기·인천·강원 북부 지역에 살거나 여행하는 사람들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3일 경기도 파주 탄연면 등에서 말라리아 원충이 있는 얼룩날개모기가 발견되면서 경기·인천·강원 북부 등 국내 말라리아 위험지역 거주자 및 여행객에게 말라리아 감염 주의를 당부한다고 14일 밝혔다.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가 사람의 피를 빠는 과정에서 원충이 전파되는 대표적인 모기 매개 질환이다. 얼룩날개모기는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흑색의 중형 모기로, 주로 밤에 활동한다.
말라리아 감염 예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으로, 위험지역에 살거나 여행할 때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긴 옷을 입어야 한다. 얼룩날개모기류는 어두워질 무렵부터 활동을 시작해 새벽 2∼4시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위험지역에서 모기에 물리거나 여행 뒤 발열 등 말라리아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여행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5~10월에 삼일열 말라리아가 나타나는데, 이에 걸리면 피로감과 발열이 지속하다가 48시간 주기로 오한, 고열, 발한이 나타났다가 해열이 되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질병관리본부는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살거나 해당 지역을 여행할 때는 말라리아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모기에 물린 뒤 말라리아 의심증상이 생기면 즉시 의료기관에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말라리아는 국내에서는 1963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됐고, 1970년 한해에 1만5926명이 걸려 최고로 높은 감염 수준을 기록한 뒤 이후 말라리아 퇴치사업 추진으로 환자 발생이 크게 줄어 1979년에는 국내 말라리아가 퇴치됐다는 발표도 나왔다. 하지만 1993년 다시 생겨난 뒤 2000년에 4183명까지 증가했으며, 이후 말라리아 재퇴치사업으로 최근 5년 동안 한해 400~600명 수준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서 다른 말라리아에 걸려 오기도 하지만, 국내 토착형 말라리아는 모두 삼일열 말라리아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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