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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서울대, 줄기세포 원천기술 입증 시도 ‘불허’

등록 2005-12-19 19:13수정 2005-12-20 01:45

황우석 교수팀 연구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대 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19일 서울대 수의대 건물 지하 주차장에 있는 출입구로 들어서자 기자들이 몰려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황우석 교수팀 연구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대 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19일 서울대 수의대 건물 지하 주차장에 있는 출입구로 들어서자 기자들이 몰려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성일씨, “난자 1천여개 제공…185개로 수립은 거짓말”
배아 줄기세포 원천기술을 입증하겠다던 황우석 교수의 시도가 사실상 불허됐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19일 황 교수 연구실을 폐쇄하고 그의 모든 연구활동을 동결했다. 또 노성일 미즈메디 이사장은 황 교수팀에 1천여개의 난자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원 전원 피조사자…허락없이 데이터 접근 못해

연구실 폐쇄 … 원천기술 입증 불허=서울대는 이날 “정명희 위원장을 비롯한 조사위원단이 18일 아침부터 수의대 연구실을 전격 방문해 밤 늦게까지 조사활동을 벌이면서 황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소와 실험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며 “이는 폐쇄 조처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또 “황 교수는 물론 이병천, 강성근 교수 등 황 교수팀 연구원 전원은 피조사자 신분”이라며 “조사위의 허락 없이는 모든 연구 데이터에 일체 접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황 교수가 16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자체 검증 및 원천기술 입증 시도도 막혔다. 그는 “초기단계에 동결 보존된 5개의 미확인 줄기세포를 현재 해동 중이어서 열흘 뒤면 검증이 가능하다”며 “원천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재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과 배려를 달라”고 말한 바 있다.

서울대의 이런 조처는 지금까지 드러난 논문조작과 잇따른 거짓 해명에 비춰 황 교수의 연구활동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조사는 현재 서울대 조사위가 전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정부도 그 결과가 나오면 신속히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황 교수는 이제 스스로 나서서 해명할 단계가 지나 조사만을 받아야 하는 피의자 신분”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황희철 1차장 검사는 “과학계의 컨센서스(의견일치)가 이뤄진 뒤 수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난자 1천여개 공급”=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이날 “황 교수팀한테 1천여개의 난자를 제공했다”며 “185개의 난자로 11개의 체세포 복제 배아 줄기세포를 수립했다는 황 교수 말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노 이사장은 “서울대 조사에 대비해 서류를 검토하는 중에 황 교수가 발표한 2004년과 2005년 논문의 연구에 65명의 여성한테서 채취한 1천여개의 난자가 제공된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난자를 사용하고도 줄기세포를 제대로 배양하지 못했다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볼 수 없다”며 “6개월의 시간을 주면 줄기세포 배양을 재현해 보이겠다는 황 교수의 주장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2005년 논문 공동저자인 장상식 한나산부인과 원장도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1~2월 11~12명의 여성한테서 15개에서 많게는 30∼40개까지 난자를 채취해 황 교수팀한테 제공했다”며 “그러나 한양대 기관생명윤리심사위원회 검증을 거쳐 순수 기증자만 소개받아 이 과정에서 난자 매매 등 불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정애 황상철 기자 hongbyul@hani.co.kr


■ 서울대 수의대·조사위 표정

황 교수 연구실 폐쇄…줄기세포배양실 24시간 카메라 감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황우석 교수팀 조사 이틀째인 19일, 서울대 수의대 건물은 전날보다 한층 보안이 강화되면서 ‘계엄령’을 방불케 했다.

황교수도 출입 통제…긴장 속 강도 높은 조사

사설 경비원 배치…식당종업원 “몸수색 거쳐”

강화된 보안에 엄숙함 물씬=정명희 위원장을 비롯한 조사위원단은 이날 아침 일찍 수의대를 찾아 황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소와 실험실에 대해 황우석 교수 등을 포함해 모든 이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줄기세포 배양실에는 이날부터 비디오 카메라가 설치돼 24시간 출입하는 이들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황우석 교수팀 연구실이 있는 6층은 물론 5층까지 취재진 등 외부인 출입이 전면 금지됐다. 첫날 조사 개시 직전까지 취재진들이 5층에 드나들 수 있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출입을 통제하는 동안 부득이 실험을 해야 하는 연구원들은 실험 목적과 출입시간을 명시한 실험실 출입허가 요청서를 내고 조사위원의 승인을 얻은 뒤에야 실험실을 드나들 수 있었다. 조사위는 조사실 창문도 모두 신문지로 가려 내부 움직임을 일체 살펴볼 수 없도록 했다. 또 아침 일찍부터 사설 경비업체 직원 8명을 배치해 신분증을 점검하는 등 출입을 엄격히 통제해, 조사 강도가 훨씬 강해졌음을 체감하게 했다.

이 때문에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은 학생들이 되돌아가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건물에 들어갔던 학생들과 연구원 등은 “조사위 근처에는 아예 갈 수도 없었다”며 “적막이 흐르는 듯 엄숙한 분위기였다”고 입을 모았다. 정오께 황 교수 연구실 부근인 631호에 점심식사를 배달한 한 식당 종업원은 “몸 수색까지 거쳤다”고 전했다.

황 교수 일찍 나와 … 안 교수 등 잠잠=조사가 시작되기 30분 전인 9시30분께 수행원들과 수의대에 도착한 황 교수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물음에도 아무런 답변 없이 조사실로 들어갔다.

황 교수가 그동안 입원했던 서울대병원 4510호는 이날 깨끗이 청소된 채 문도 잠기지 않고 열린 채로 있었다. 서울대병원 쪽은 이날 오후 황 교수가 공식적 퇴원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이날 자정이 넘도록 조사위원들과 함께 자리를 떠나지 않고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수의대의 한 관계자는 “황 교수 등 조사 대상자뿐 아니라 조사위원들도 한 명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아침 7시께 서울대 수의대에 도착한 강성근 교수는 기자들이 전날 조사 내용과 배아 줄기세포를 직접 보았는지를 묻자 “학장의 지시가 있어 아무런 답변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규리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안 교수는 자택을 비웠고, 학교에도 소재를 알리지 않아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한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이날 강남 미즈메디병원 4층 이사장실에 머무른 뒤 오후 3시40분께 어디론가 떠났다. 그는 정오께 기자들을 만나 “황 교수 쪽에 수정란 줄기세포를 전달한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 조사위원회 쪽으로부터 아직 자료 제출이나 출석 요구를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정애 이순혁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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