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4명 중 3명이 50~70대
대부분 증상 없으나 일부에서는
두통·어지럼증 느끼기도
방치땐 심장·뇌·신장 등에 치명적
흡연 금물…체중·소금섭취 줄여야
하루 30분 운동도 혈압 낮춰
대부분 증상 없으나 일부에서는
두통·어지럼증 느끼기도
방치땐 심장·뇌·신장 등에 치명적
흡연 금물…체중·소금섭취 줄여야
하루 30분 운동도 혈압 낮춰
김양중 종합병원
가장 흔한 생활습관병을 꼽으라면 바로 고혈압이다. 현재 높은 쪽(수축기) 혈압이 140㎜Hg를 넘거나 낮은 쪽(이완기) 혈압이 90㎜Hg을 초과하면 고혈압으로 진단된다. 건강보험 통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이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있을 정도다. 고혈압에 해당되지만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는 이들까지 합하면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고혈압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 수는 크게 증가하는데, 특히 50~60대 환자 수가 가장 많다. 고혈압은 뇌졸중, 심근경색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심장 및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만큼 평소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관련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 50~60대 환자가 많아 혈압이 일정 기준보다 높아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기준 약 570만5천명이다. 2011년의 약 533만명에 견줘 7%가량 늘었으며, 해마다 10만명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성별로는 2015년 기준 여성 환자가 약 294만명으로 남성의 약 276만명보다 더 많았는데, 여성이 병원을 더 많이 찾기 때문이라는 추정이다. 나이대별로는 60대가 가장 많아 2015년 기준 약 155만7천명에 이르렀고, 이어 50대(151만2천명), 70대(127만1천명) 순이었다. 50~70대가 전체 환자의 약 76%를 차지해, 고혈압 환자 4명 가운데 3명은 이 나이대에 해당됐다. 이처럼 나이에 따라 고혈압이 증가하는 이유는 동맥의 이완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동맥은 수축했다가 이완되면서 혈액을 각각의 조직과 기관으로 보내는데, 이완되는 기능이 감소하면 혈관이 덜 넓어지면서 혈압이 높아지게 된다.
■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 높여 고혈압에 해당될 정도로 혈압이 높아도 평소 거의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두통,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혈압을 방치하면 심장뿐만 아니라 주요 혈관에도 합병증이 생긴다. 우선 혈관의 압력이 높아져 있으므로 이 혈관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심장에는 더 큰 부담이 간다. 심한 경우 자칫 심장이 제대로 펌프질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고혈압은 또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동맥경화의 위험요인이기도 하다. 즉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의 위험요인이 된다는 뜻이다. 아울러 혈액순환이 많은 신장도 영향을 받고 신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신부전이 나타날 수 있고, 뇌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터지면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 이밖에도 눈의 혈관에 합병증이 생기면 실명 위험도 있다. 이처럼 고혈압 자체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심장이나 뇌 등에 치명적인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 생활습관 교정부터 먼저 고혈압의 관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합병증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이런 합병증은 다른 생활습관병인 당뇨, 고지혈증 등을 갖고 있거나 담배를 피우고 있어도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이들 질환의 관리나 금연은 필수다. 관리는 우선 몸무게 조절과 식사 조절, 운동 요법 등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비만한 경우 몸무게를 줄이기만 해도 혈압이 정상 범위를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식사는 덜 짜게 먹는 것이 좋은데, 하루 소금 섭취량은 7g 이하가 바람직하며 많아도 10g을 넘어서는 안 된다. 종종 짜게 먹어도 혈압이 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으나, 고혈압약 즉 혈압강하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소금 섭취 감량은 필수다.
최근에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 바로 운동으로 혈압을 낮추는 것이다. 운동은 맥박 수가 1분에 120번 이하로 기분이 상쾌하다 싶을 만큼 하루에 30분 이상 하는 것이 추천된다. 일주일에는 적어도 3번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심장이나 혈관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정신적인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줘 혈압을 낮추는 데 이롭다. 생활습관 교정이 어렵거나 고혈압을 진단받았을 때 너무 높은 경우에는 약물 요법을 받아야 한다. 혈압을 낮추는 약은 종류가 매우 많으며, 부작용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약을 처방받아서 꾸준히 먹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우종신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오상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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