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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메르스 환자 돌보던 간호사 5명 중 1명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록 2017-01-11 10:58수정 2017-01-11 11:18

보건사회연구원, 간호사 144명 설문조사
22.2%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40%도 부분 증상
“조기에 심리적 치료 등 의료진 보호방안 필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국내에서 유행할 때 메르스 환자를 직접 돌본 간호사 5명 가운데 1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간호에 참여한 간호사의 외상 후 스트레스와 영향 요인’이라는 연구 논문을 보면,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3개의 대학병원에서 메르스 감염 환자 또는 의심환자를 직접 간호한 간호사 1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32명(22.2%)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는 외상 후 자극에 대해 과민반응하는 상태나 생각을 피하려는 회피, 외상 후 고통스러운 생각, 수면장애 및 정서적 증상 등을 묻는 22개 문항으로 이뤄졌고, 점수 구간은 최저 0점에서 최대 88점이었다. 연구팀은 의료계 기준을 적용해 22점 이상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판정했는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경향’을 보이는 ‘부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18점 이상)에 해당한 간호사도 40명(27.8%)이나 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전쟁, 자연재해, 대형 사고 등과 같은 심각한 사건 등을 겪은 뒤 정신적 또는 신체적 기능에 부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메르스는 2015년 5월 20일에 국내에서 첫 확진 환자가 나왔고, 이후 확진자 186명, 사망자 38명이 발생했으며, 전체 메르스 감염자 가운데 간호사가 15명(8.1%)이었다. 연구팀은 “메르스 환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간호했던 간호사가 받은 스트레스는 119구급대원, 소방관, 정신과 병동 간호사가 받는 것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비한 의료진 보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연구를 보면 소방관의 9.7%, 119구급대의 13.8%, 정신과 병동 간호사의 14∼17%, 응급실 간호사의 20.4%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외상 후 스트레스가 시간이 지나가면서 호전되기를 기대하기보다 조기에 심리적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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