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의대 연구팀·일본 연구소 공동연구 결과
2015년 제주 환자의 아내, 감염됐다가 자연치유
“환자 돌보는 의료진·보호자 주의 필요”
2015년 제주 환자의 아내, 감염됐다가 자연치유
“환자 돌보는 의료진·보호자 주의 필요”
야생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의 가족 간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 바이러스의 전파는 거의 대부분 야생 진드기에 물려 이뤄졌지만, 앞서 2012~2013년 중국에서는 가족 간 감염 사례가 3건 보고된 바 있다.
2일 이근화 제주대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팀이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 연구팀과 공동으로 2015년 6월 제주도에서 야생 진드기에 물린 뒤 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 나타나 사망한 남성(74)의 아내에 대한 유전자 및 혈청 검사를 한 결과를 보면, 아내도 남편이 걸린 바이러스와 같은 종류에 감염됐지만 항체가 생기는 등 자연적으로 치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한 남성은 2015년 6월 당시 야생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증후군이 나타났으며, 당시 그의 아들과 사위도 이 증후군에 걸렸다. 3명의 환자는 모두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있어 가족 간 감염으로 볼 수 없었으나, 아내는 진드기에 물린 자국은 없었다. 연구팀은 아내의 혈액을 채취해 일본 연구소에 보내 검사한 결과, 혈액에서 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바이러스와 이에 대한 항체가 검출됐다.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 남편의 것과 같은 종류인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에게서 바이러스가 옮았지만 자연적으로 나은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열성혈소판증후군 바이러스의 경우 매우 드물지만 2차 감염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의료인, 환자를 돌보는 가족, 주변인 등도 야생진드기 의심환자를 대할 때는 2차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열대의학·위생학회가 발생하는 국제 학술지 최근호에 실렸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야생진드기의 한 종류인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 바이러스를 가진 진드기에 물릴 때 감염된다. 보통 1~2주의 잠복기를 거쳐 감기 증상과 비슷하게 열이 나거나 근육통을 앓는데, 일부 환자는 의식이 혼미해지는 등 뇌질환 증상을 보이다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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