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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얼리지 않은 난자 이용? “생명경시, 여성 건강 해쳐 안돼”

등록 2016-11-03 16:57

4일 열릴 생명윤리정책 토론회 발표자료 공개
과학계 일부, 신선난자 체세포복제배아 연구 허용 주장
“미국, 일본 등에서도 이미 허용하고 있어”
의료계 “난자 채취가 여성 건강 해칠 수 있어”
생명윤리계 “배아·난자 이용은 생명경시, 여성건강 해쳐”
체세포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하고 있는 과학계 일부에서 얼리지 않은 난자(신선 난자)를 연구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의학계, 생명윤리계, 법조계 등에서는 반대 의견이 많았다. 난자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생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난자를 연구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었다. 체세포복제배아 줄기세포는 황우석 전 서울대교수가 수립하기 위해 시도했던 연구이지만 당시 얼리지 않은 난자 수천개를 사용하고도 제대로 줄기세포를 수립하지 못했다.

4일 열릴 예정인 ‘2016 생명윤리정책 토론회’를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3일 배포한 토론회 자료집을 보면, 이동율 차의대교수는 “다른 나라에서 현재까지 수립한 체세포복제배아줄기세포는 모두 얼리지 않은 난자를 이용했으며 얼린 난자와 그렇지 않는 난자(동결 난자)의 연구 이용에는 윤리적인 차이가 없어 신선 난자를 연구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결 난자는 인공임신시술을 위해 난자를 추출했다가 나중에 사용하기 위해 얼려 둔 것이며, 신선 난자는 막 추출한 상태로 정자와 만나면 곧바로 수정이 이뤄질 수 있다. 이 교수는 미국, 영국, 중국 등에서도 얼리지 않은 신선 난자를 줄기세포 연구에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병원에서 줄기세포 연구를 했던 정형민 건국대 의전원 교수도 “신선 난자냐 동결 난자냐에 관계없이 연구의 투명성과 공개성 그리고 철저한 관리감독이 더욱 중요한 문제”라며 “현재 생명윤리법에서도 일부 신선 난자의 연구 이용이 허용돼 있는 만큼 법률이 정한 범위에서 연구 허용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반대하는 쪽에서는 난자를 연구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난자 채취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성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신선 난자는 수정이 되면 생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만큼 생명 존중의 입장에서라도 연구에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용진 고려대의대 구로병원 교수는 “현재 난자를 채취하려면 약을 주사해 인위적으로 난소에서 난자를 여러 개 생산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난소가 크게 부풀어 오르고 배에 물이 차거나 혈전이 생길 수 있고 출혈, 감염의 위험도 있다”며 “현재 난자 채취는 모두 임신을 위해 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최적의 난자를 연구용으로 제공하기는 쉽지 않아 연구를 하려면 엄격하고 세심한 윤리적인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우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은 “체세포복제배아의 배아는 이미 인간의 첫 단계이기 때문에 이를 연구에 사용하는 안 된며 난자도 생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마찬가지이다”며 “게다가 황우석 박사의 사건에서 보면 좋은 상태의 난자는 연구로 가고 오히려 남은 난자가 인공임신에 사용되는 일이 이미 벌어지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신선 난자의 경우 인공임신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공임신시술에 쓰다 남은 동결 난자와는 차이가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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